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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시총분석

'인수 2년' CJ바이오사이언스, 반전 위한 '기폭제' 탑재

'레드바이오' 강화 특명, 항암신약 파이프라인+분석사업 전면 배치

최은수 기자  2023-07-31 08:15:18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과 코스피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사 CJ바이오사이언스(구 천랩)가 CJ제일제당에 인수된지 2년이 지났다. 바이오텍이 아닌 대기업 계열사로서 새 출발을 시작하면서 서울대 교수 출신의 천종식 창업자 역시 퇴직 이후 전문경영인으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M&A 이후 주가가 지속적인 내림세인 점은 CJ제일제당과 CJ바이오사이언스 모두에게 숙제로 제시된다. 인수 2년 차를 맞아 새롭게 꺼내든 항암신약 파이프라인과 분석사업 확장이 바이오텍의 성장을 가늠하는 '기폭제(Catalyst)' 역할을 할지 이목이 쏠린다.

◇CJ제일제당의 레드바이오 위한 베팅액 밑도는 시총… 전반적 섹터 침체 영향

CJ제일제당은 2021년 7월 CJ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했다. 당시 거래규모는 980억원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730억원)와 주요주주 지분 매입(250억원)을 거치며 천 대표는 절반의 지분을 매각해 약 156억원을 수령했다.

이달 초 총 496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CJ제일제당이 투입한 자금은 1000억원을 넘어섰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유증에 전량 참여하면서 43.89%의 지분율을 유지했고, 기존 최대주주였던 천 대표(6.65%) 역시 일부 참여를 선언하면서 주요주주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제일제당이 지금까지 투입한 금액을 밑도는 수준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2023년 7월 31일 현재 기준 CJ바이오사이언스의 시가총액은 약 1100억원이다. CJ제일제당으로의 인수소식이 알려진 후 한때 3000억원에 다다랐던 시가총액은 이후 큰 반등 없이 내림세를 기록중이다.

작년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와 바이오텍을 직격하는 자금조달난 등 여러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보인다. 별다른 수익 없이 장기간 R&D 비용을 투입해야하는 바이오텍들은 작년부터 본격적인 주가 침체를 겪었다.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대기업 계열사인 CJ바이오사이언스 또한 이같은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겨내지는 못한 모습이다.

주가 부진에 대한 고민을 씻기 위한 CJ바이오사이언스의 행보는 적극적인 파이프라인 탑재로 나타난다. 올해 3월 영국 및 아일랜드 소재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 '4D파마(4D Pharma)'가 보유중인 유망 신약후보물질들을 인수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결국은 신약으로 말한다'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 '미생물분석' 서비스로 자생력 확보

CJ바이오사이언스는 4D파마 인수로 총 15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특히 항암신약 부문에선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업체 가운데선 약으로 쓰일 수 있는 과학적 분석(기전)을 마이크로바이옴 업체 가운데 상세한 수준으로 규명한 점이 눈길을 끈다. 그간 마이크로바이옴 업체들이 기전의 문턱을 넘지 못해 장기간 침체의 길을 걷는 점을 고려한 모습이다.

세부적으로 핵심 파이프라인인 CJRB-101의 대식세포를 통한 항암 작용 기전을 밝혀낸 점이 눈길을 끈다. 주요 기전은 대식세포 리프로그래밍(Macrophage Reprogramming) 유도를 통한 항암면역 기능 강화다. 이는 노바티스, 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에서도 조명하는 기전이다.

글로벌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와의 병행요법도 데이터로 확보했다. 키트루다에 잘 듣지 않는 개체들에도 병용투여 시 키트루다 단독투여에 비해 약 4배의 항종양효능이 있는 결과를 공개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CJRB-101과 관련한 유효성과 작용기전 '인간화 PDX(Patient-Derived Xenograft) 모델'을 통해 입증했다"며" 인간의 면역체계를 가진 쥐에 실제 암 환자의 조직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실제 환자 반응을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동물 모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해외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서비스 계획도 소개하면서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한 촉매제도 선보이고 있다. 이지바이옴 바이오인포매틱스 앱으로 명명한 유전체 분석 사업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운영되는 프리미엄 미생물 생명정보분석 플랫폼이다.

CJ는 이지바이옴과 연계돼 현재 운영 중인 플랫폼인 ‘이지바이오 클라우드’를 임상과 감염진단 분야까지 활용할 수 있어 연구의 정확성과 속도를 높이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시범 서비스 기간 동안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보완을 거쳐 내년 중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최근 병원 등에서 유전체 분석 서비스 보급이 확대되며 임상·감염 진단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있어 관련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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