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에 빠져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분기 기준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현금창출력의 지표가 되는 EBITDA마진율이 되살아난 점이 눈에 띈다.
예상보다 빠른 흑자전환과 되살아난 현금창출 흐름을 유지하면 연내 SKIET의 북미 투자 일정 확정도 머지않아 보인다. 현재 SKIET의 목표는 공급물량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SK 공급 비중을 절반 수준으로까지 낮추는 일이다.
◇증설투자 뒷받침한 현금창출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사업을 분할하며 세워진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성장가도를 달리던 시절 높은 EBITDA마진율을 기록했다. 분할 첫해 47.6%의 EBITDA마진율을 달성한 이후 2021년까지 30~40% 수준의 수치를 유지하며 계속되는 증설투자 자금의 일부를 확보했다.
EBITDA마진율이란 전체 매출에서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것으로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현금창출 능력을 의미한다. 2019년 47.6%의 EBITDA마진율은 매출(2630억원)의 절반가량이 현금창출(EBITDA 1253억원)로 이어졌다는 의미로 그만큼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20년 41.9%, 2021년 34.3% 등 높은 EBITDA마진율을 유지하며 성장성을 입증한 SKIET는 2021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8903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확보한 현금은 중국·폴란드 증설투자로 이어져 수익과 투자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 했다.
그러나 IT용 분리막 사업의 전방산업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산업이 2021년 하반기 들어 불황기에 들어서며 그해 4분기 처음으로 분기 적자(-292억원)를 기록했고 이듬해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 현지 전력비용이 급상승하며 폴란드 공장 증설·운영비용 역시 급증했다. 이 영향으로 SKIET는 지난해 1년 내내 적자를 면치 못했고 자연스레 EBITDA는 100억~200억원대로 내려왔고 EBITDA마진율 역시 17.7%까지 추락했다.
우울한 시기를 보내던 가운데도 SKIET의 증설 투자는 계속됐고 지난해 자본적지출(CAPEX)로 7550억원을 썼다. 이는 SKIET 독립 이후 최대 수치로 이는 앞선 IPO와 EBITDA로 채운 현금, 차입 등으로 충당했다. 2021년 말 9735억원에 달했던 현금성자산(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등) 규모는 작년 말 5493억원까지 떨어졌고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7685억원에서 1조317억원까지 치솟았다.
◇20%대로 올라선 EBITDA마진율 10%대까지 떨어졌던 EBITDA마진율은 현재 20% 중반대까지 회복했다. 작년 분기별로 -100억~-200억원대 수준을 보이던 영업손실이 올해 1분기 -37억원까지 상당 부분 줄였고 올해 2분기에는 마침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사업성이 점차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10억원에 불과하지만 EBITDA는 400억원까지 올라서며 현금창출을 뒷받침하기 시작했다. SKIET가 분기 첫 적자를 기록한 2021년 4분기 EBITDA는 58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 2분기 EBITDA마진율은 각각 24.1%, 26.3%다. 이를 SKIET의 핵심사업인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사업군으로만 한정하면 EBITDA마진율 수치가 각각 28%, 29% 수준으로 올라가 30%대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SKIET 사업이 사실상 분리막에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거의 현금창출력을 점차 되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 관건은 이러한 사업성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지침에 현지 분리막 생산을 보조금 지급대상으로 포함한 만큼 북미 증설 투자 결정은 의사결정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시장에선 연결 흑자전환을 예상보다 빠르게 달성한 만큼 앞으로 남은 계열사 물량을 기반으로 성장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더불어 과제로는 비SK 계열 공급물량 비중을 50%로 맞춰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