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참좋은여행이 수익성 제고를 통한 경영 정상화 작업에 나선다. 해외여행 수요 증가 등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그동안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여행업과 더불어 이종산업에 속한 기업의 인수·합병(M&A)도 꾀하고 있다.
◇3년 연속 적자 불구 '무차입 기조' 유지
참좋은여행은 2007년 삼천리자전거로부터 분할되며 설립된 여행 전문 기업이다. 패키지여행 상품과 항공권 판매, 각종 대행업무 등이 주력 사업이다. 한때 자전거사업도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 2017년 관련 부문을 물적분할한 이후 여행업 중심의 사업구조로 재편됐다. 최대주주는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지분 35.7%를 보유한 삼천리자전거다.
이러한 사업구조의 영향으로 참좋은여행은 2020년에 발병한 코로나19 악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해외여행객 수가 급격하게 줄면서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2019년 말 기준 출국자 수(승무원 등 제외)는 2692만명 수준이었지만 이듬해 344만명으로 대폭 축소됐다. 2021년 말에는 80만명까지 줄기도 했다. 코로나19 발병 직전과 비교하면 약 97%나 감소한 수치다.
출국자 수가 줄어든 기간 동안 참좋은여행은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말 개별기준으로 120억원의 영업손실과 2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관련 기조는 2022년 말까지 3년간 지속됐으며 매출의 경우 2021년 한때 49억원 규모까지 축소되기도 했다. 2019년 말 기준 매출이 621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큰 감소 폭이었다.
다만 영업 기반의 수익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참좋은여행은 사실상의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며 재무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코로나19 발병 이전부터 비축해 온 현금성자산이 토대가 됐다.
운영자금 등에 필요한 재원을 외부에서 조달할 필요가 없었던 만큼 총차입금 규모는 2019년 이후로 15억원 내외로 유지됐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이 926억원에서 448억원까지 줄어들기는 했지만 차입금이 많지 않았던 만큼 순차입금은 음수를 벗어나지 않았다.
부채 감축 차원에서는 2019년 10월 서울 서초구의 '3000타워' 빌딩을 매각했다. 당시 참좋은여행은 매각 대금으로 830억원을 확보해 모두 부채 상환에 투입했다. 매각 대금의 유입으로 2018년 84.5%였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기준으로 42.9%까지 줄었다. 과거 참좋은여행이 해당 빌딩을 위해 토지 매입 등을 위해 투자한 금액은 365억원 규모였다.
참좋은여행의 이러한 재무전략은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고 있는 이종우 경영지원본부장 상무가 주도했다. 이 상무가 참좋은여행의 재무수장에 오른 시기가 2019년 2월인 만큼 코로나19 기간 동안의 무차입 기조는 그의 손에서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회사 내외부의 평가다. 회계프로그램 개발, ERP 도입, 전략기획, 경영기획 등이 그의 주특기다.
1967년생인 그는 약 27년 간 재무와 회계 전략기획 등의 부문에서 활동한 인사다. 1991년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삼천리자전거에 입사하면서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삼천리자전거 종합조정실 팀장과 지엘앤코 영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실무를 쌓았다. 이후 참좋은여행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상무로 승진했다.
이종우 경영지원본부장은 "빌딩 매각 후 금융부채 전액 상환으로 실질적인 부채가 0원이었다"며 "정상적인 영업 이뤄지기 전인 작년까지 광고와 마케팅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예산 운영을 최소로 해 자본 유출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해외여행 증가 '현금창출' 반등
지난해까지 업황의 영향으로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참좋은여행의 실적은 올해 들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외여행객 증가 등 시장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수익성 역시 반등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출국자 수는 468만명으로 이는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기록한 344만명과 80만명보다 많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개별기준 참좋은여행의 매출은 147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 136억원을 넘어섰다. 코로나 발병 이후로 가장 큰 매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각각 18억원과 1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익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2020년 이후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성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수익성이 반등하면서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도 양수로 돌아섰다. 참좋은여행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0년 마이너스(-)101억원 이후 음수를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 말에는 각각 -113억원과 -116억원이었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수익성 기반의 현금창출력에 힘입어 3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FCF)은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다 2023년 1분기에 양수로 돌아섰다. 2020년 말 기준으로 -315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말에는 94억원까지 늘었다. 이는 자본적지출을 줄이는 동시에 무배당 정책 등을 단행한 전략이 맞물린 결과이기도 했다.
◇이종우 경영지원본부장 역할은
참좋은여행의 올해 사업계획은 연간 기준 흑자전환이다. 지난해 말부터 해외여행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한 만큼 관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영업 정책 다변화 등을 추진 중이다.
회사가 흑자전환에 역량을 모으고 있는 만큼 참좋은여행의 CFO 역할을 맡고 있는 이 상무 또한 이를 지원하기 위한 계획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실적 개선으로 강화된 현금창출력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부적인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재무건전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수익 창출을 위한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를 위해 여행업과 더불어 이종산업에 대한 M&A도 검토 중이다. 비여행업 기업 인수 등의 경우 사업 다각화 측면보다는 기존 여행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여행업과의 시너지 창출의 경우 2020년 11월에 오픈한 해외 특산품 구매 대행 서비스 '참좋은마켓'을 통해 대략적인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M&A를 진행할 경우 참좋은마켓과 같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이 물망에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참좋은마켓은 일종의 해외직구 서비스다. 유명 여행지의 상품을 회사가 구매해 고객에게 판매하는 게 특징이다. 월 1회 판매가 이뤄지며 현재까지 총 33차례 진행됐다.
참좋은마켓 서비스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2020년의 경우 전체 매출의 1%(1억원)였지만 이듬해 21.8%(11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9%(12억원)로 축소되기는 했지만 이는 여행 부문의 실적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 본부장은 "현재의 실적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게 내부적으로 다양한 영업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또한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여행업을 포함한 다양한 업종에 대해 M&A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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