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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사 만든 엑세스바이오, 엔데믹 대비 '투자' 나선다

완전 자회사로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 설립, 창업자 최영호 회장 대표이사 맡아

최은진 기자  2023-07-25 07:57:18
엑세스바이오가 투자 자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믹으로 번 돈을 통해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5000억원을 웃도는 풍부한 현금곳간이 뒷배가 된다.

◇자본금 100억, 지분 100% '완전자회사', 팜젠사이언스측 인사 '사내이사'로

엑세스바이오는 지난달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B-Light Investment)라는 투자회사를 만들었다. 자본금은 100억원, 엑세스바이오가 지분 100%를 소유한다.

사업목적은 자회사의 지배 및 경영관리, 기업경영 컨설팅, 자회사 등 계열사 투자 및 지원, 피투자회사에 대한 사업 및 경영관련 자문 등이다. 주로 지주사가 하는 투자 및 투자기업 관리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는 투자 전진기지다.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기 위해 법인설립에 나섰다. 엑세스바이오 내부가 아닌 전담기지를 구축해 투자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대표이사는 엑세스바이오의 창업자이자 경영진인 최영호 대표이사 회장이 맡았다. 그외 이사회 전열은 엑세스바이오의 모기업인 팜젠사이언스 측 인사들이 채웠다. 사내이사로 팜젠사이언스의 박희덕 대표이사와 이근형 부회장이 맡았다.

눈에 띄는 건 최 회장의 거주 문제다. 현재 엑세스바이오가 미국에 거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그 역시 미국에서 살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거점인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이사를 맡게 된 셈이다. 엑세스바이오와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가 한몸처럼 움직인다는 얘기다. 다만 실질적인 투자는 작년 영입한 최진식 엑세스바이오 부사장이 지휘한다.

◇성장동력 발굴 '특명', '진단·미국'사업 시너지에 초점

엑세스바이오에 따르면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는 진단사업과 시너지를 낼만한 아이템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또 엑세스바이오가 미국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는만큼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있다.

예를들어 랩지노믹스의 최대주주가 된 사모투자펀드운용사 루하PE가 클리아랩 인수를 통해 미국진출을 타진하겠다는 목표로 투자자를 모집할 당시 엑세스바이오가 심도있게 고민하다가 결국 드롭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미 미국시장에 진출해 있는만큼 큰 시너지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밑바탕이 됐다.

또 에스디바이오센서와 같이 미국 현지기업 인수를 통해 관련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인수합병(M&A) 전략 역시 엑세스바이오의 투자전략과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엑세스바이오가 잘 할 수 있으면서도 기회를 찾지 못했던 분야를 먼저 들여다보고 있다.


엑세스바이오는 지난해 코로나19 펜데믹이 주춤하던 상황에서도 1조원의 매출을 벌어들이며 미국 진단시장 진출의 저력을 보여줬다. 올해 1분기까지 매출은 2400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8000억원보다 70% 축소됐지만 여전히 8000억원가량의 매출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현금성자산은 올해 3월 말 기준 5070억원 있다. 신기술사업자 펀드인 스틱이노베이션펀드와 메이슨헬스케어신기술투자조합2호 각각 50억원씩 투자하고 액체 생검 암 진단 기업인 진캐스트에 60억원을 투자한 게 전부다. 아직 성장동력이 될만한 신규 아이템을 발굴하진 못한 상황이다.

한편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B-Light Investment)는 엑세스바이오는 물론 모기업인 팜젠사이언스와의 협업을 통해 공동된 성장동력 발굴에 함께 나선다는 점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양사는 최진식 부사장과 IR 및 커뮤니케이션 임원인 이승민 상무를 겸직임원으로 삼으며 시너지 발굴에 나선 상황이다. 최진식 부사장이 투자 지휘봉을 잡고 있는 만큼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를 활용한 양사 공동투자가 예상된다.

엑세스바이오 관계자는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를 활용해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며 "오너 지분 없는 100% 자회사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차원의 신규 아이템 발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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