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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삼성증권

이종완 부사장, ELS·DLS 자체 헤지 '적정 수준' 찾았다

2022년 이후 자체헤지 규모 2.5조 수준 유지…자기자본 대비 40% 수준

최윤신 기자  2023-06-19 15:49:18
2020년 이후 ELS(주가연계증권)과 DLS(파생결합증권) 등 매도파생결합증권의 자체헤지 규모를 줄여오던 삼성증권이 지난해부턴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완 삼성증권 CFO(부사장)가 적정 수준의 자체헤지 비중을 설정하고 유지하고 있다.

◇ 이종완 CFO 부임 이후에도 이어진 자체헤지 축소 끝났나

19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ELS·DLS 자체헤지 규모를 1년 이상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하며 자체헤지를 적극 이용하던 삼성증권은 2020년 초부터 ELS·DLS의 발행을 관리하며 자체헤지 규모를 빠르게 줄여왔다. 2020년 말 이종완 부사장이 CFO로 부임한 이후에도 약 1년간 이런 기조가 이어졌다. 다만 지난 해부터 올해 1분기 말까지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보인다.

ELS·DLS를 판매하는 증권사는 직접 채권·예금·주식· 파생상품을 매매하는 자체헤지를 하거나 동일 조건으로 외국 금융기관과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하는 백투백헤지 포지션을 취한다.

자체헤지는 발행사가 판매수수료와 함께 헤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운용수익을 모두 취하는 장점이 있지만, 주가 변동성에 따른 운영 리스크를 모두 부담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리스크를 제3자에게 전가하는 백투백 헤지 위주로 ELS·DLS를 운용해 왔다. 반면 삼성증권은 적극적으로 자체헤지를 이용하며 ELS·DLS 사업을 전개해왔다. 전체 ELS·DLS 판매금액 가운데 자체헤지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건 삼성증권이 유일했다.

삼성증권은 적극적인 자체헤지를 통해 백투백 헤지 포지션을 취하는 증권사들보다 높은 수익을 거둬왔다. 수차례 증시 변동성을 거치며 자체헤지 비중이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 2019년 말 까지만 하더라도 ELS·DLS 자체헤지 규모가 6조8000억원에 달했다. 매도파생결합증권의 60%가 자체헤지였다. 자체헤지 매도파생결합증권의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139.1% 달했다.


그러나 2020년 초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발발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며 높은 자체헤지 리스크가 부각됐고, 자체헤지 비중 축소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2020년 말에는 자체헤지 ELS·DLS 규모가 약 4조200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매도파생결합증권 규모는 절반 아래인 48.1%까지 줄었다.

2020년 말 경영지원실장을 맡으며 CFO(최고재무책임자)가 된 이종완 부사장은 부임 이후 자체헤지 규모를 더 줄여나갔다. 1년만인 2021년 말에는 자체헤지 규모가 2조756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자체헤지 규모는 유지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자체헤지 규모는 2022년 말 2조5472억원까지 줄었다. 2023년 1분기 말에는 2조6733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LS 자체헤지 규모는 2조1000억원 수준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DLS 자체헤지 규모가 소폭 변동이 있었다. 자기자본 대비 매도파생결합증권 자체헤지 규모도 40%대로 유지되고 있다.

◇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유동성 대응력 충분

삼성증권의 자체헤지 규모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ELS 자체헤지 규모만 놓고보면 미래에셋증권보다 소폭 적지만 DLS 자체헤지를 더하면 가장 많다. 매도파생결합증권 중 자체헤지 비중도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ELS에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증권사보다 다소 높은 매도파생증권 자체헤지 규모를 유지하는 데는 유동성 등에 대한 고려가 선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삼성증권의 자체헤지 ELS와 우발채무를 합산한 잠재 재무부담이 5조1000억원 수준”이라며 “유동성갭(유동성 자산-유동성 부채)이 5조6000억원임을 감안할 때 잠재적 재무부담에 대해 양호한 대응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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