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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키움증권

'엄주성·유경오' 시너지, '만기구조 장기화' 진행 중

엄주성 부사장 휘하 유경오 상무가 실무 담당…공모 회사채 중심으로 트랜치 장기화 시도

남준우 기자  2023-06-02 14:45:19
키움증권의 재무 관련 업무는 전략기획본부 소속 엄주성 부사장과 재무결제본부 소속 유경오 상무가 한 몸처럼 수행하고 있다. 외부에 알려진 CFO는 엄 부사장이지만, 오랜 기간 재무 관련 업무를 진행하왔던 온 유 상무가 실무를 담당하면서 협의하는 구조다.

두 인물 모두 오랜기간 키움증권에서 근무하며 성장궤도를 함께 그려왔다.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긴 이후에는 단기물 중심의 조달 구조를 장기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잘 활용하지 않던 회사채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금융기관 단기차입금 한도 2300억 증액

키움증권은 지난 1일 금융당국 전자공시시스템(DART)를 통해 단기차입금 한도 설정액을 늘린다고 공시했다. 이번 한도 증액을 통해 차입금 한도는 기존 8조8800억원에서 2300억원 증가한 9조110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키움증권의 자기자본(4조5930억원) 대비 5.01%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융기관 차입이 핵심이다. 기존에 700억원에 불과했던 우리은행에 대한 대출 한도를 3000억원으로 늘렸다. CP 등의 차입한도는 기존과 동일한 3조원으로 유지했다.

이번 단기차입금 한도 증액은 전략기획본부 소속인 엄주성 부사장과 재무결제본부 소속 유경오 상무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 부사장은 외부적으로 키움증권 CFO로 알려져 있다. 다만 재무 관련 실무는 유 상무가 대부분 진행하고 있다.

엄 부사장은 2007년, 유 상무는 2000년부터 키움증권에서 근무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성장궤도를 함께해왔던 만큼 자금 조달 관련 업무에 있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초창기에는 대부분의 증권사처럼 콜머니나 단기물 중심의 조달 행진을 이어왔다.

이후부터는 만기구조를 다양화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2일 기준으로 올해 총 1조4650억원의 CP를 발행했다. 이 중 대부분이 364일물이다. 3개월물이나 1일물 등 초단기물에 집중했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출처 : 키움증권 분기 보고서
◇2월 회사채 성공적 조달…이후에도 탭핑 계획 중

엄 부사장과 유 상무는 더 나아가 1년 이상의 장기물 조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회사채 조달에도 큰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키움증권 회사채 신용등급으로 'AA-, 안정적'을 부여했다.

AA급 신용도에도 불구하고 회사채를 자주 발행하던 하우스는 아니였다. 2017년 3년 단일물로 1500억원을 발행한 이후 2018년과 2021년에 발행한 것이 전부였다. 2018년에는 3년물로 2000억원씩 두 번, 2021년에는 3년물 2100억원, 5년물 900억원을 발행했다.

올 들어서부터는 적극적으로 회사채 시장을 탭핑하고 있다. 지난 2월에 2년 단일물로 1500억원 모집에 나섰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무려 715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모집액인 1500억원은 가산금리밴드 최하단(-30bp)보다 낮은 -31bp에서 모두 채웠다.

이후 3000억원 증액을 했음에도 개별민평 수익률에 -28bp를 가산한 3.923%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레고랜드 사태 직후 금리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었으나 AA급 중심으로 안정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엄 부사장과 유 상무가 내린 결단이었다.

해당 회사채로 3개월물로 구성된 전자단기사채(CB) 3000억원을 차환하면서 차입구조 장기화에 성공했다. 향후에도 기회가 닿는다면 적극적으로 회사채 시장을 태핑(Tapping)한다는 계획이다. 2월 발행 회사채보다 긴 3·5년물 등을 중심으로 수요를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초창기 증권사는 단기물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다가 이후 여력이 발생하면 점점 만기를 길게 가져가려는 모습을 보인다"며 "키움증권 역시 현재 이러한 단계에 놓여 있는 상황이며 추후에도 만기구조 다양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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