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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

TSR 부진 이어지는 태광산업, 타책 찾을까

②대규모 투자에도 효과 미미, 과거에는 신사업·지배구조에 영향

김위수 기자  2023-05-25 08:08:17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태광산업의 총주주수익률(TSR·Total Shareholder Return)은 전적으로 주가에 좌우되는 경향을 보인다. TSR을 구하는 산식에는 시가총액의 변동과 더불어 배당과 같은 주주환원 정책에 투입한 금액이 포함된다. 태광산업은 아주 적은 수준의 배당금을 책정하고 있는 데다가 배당 외에는 주주정책은 펼치지 않고 있어 주가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한 해 단위로 끊어 봤을 때 태광산업의 최근 5년간 TSR은 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올들어서는 태광산업의 주가가 지난 10년 중 최저점 수준에 도달해있는 상태다.

◇'대규모 투자' 약발 안 든다

태광산업의 TSR은 △2018년 -2% △2019년 -20% △2020년 -25% △2021년 +30% △2022년 -27%로 계산됐다. 주가의 영향력이 가장 큰 태광산업의 TSR 특성을 고려하면 회사의 주가가 장기적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랜 기간 '황제주'로 여겨졌던 태광산업의 명성 역시 빛이 바랜 상태다. 올들어서도 이미 연초 대비 주가가 7.6% 하락했다.


최근 TSR을 살펴보면 아직까지 태광산업 기업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시장상황이다. 일례로 지난 2021년 TSR이 '반짝' 플러스를 기록한 것도 당시 스판덱스 사업이 급작스런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여기에 LG화학과의 합작사 설립으로 10여년 만에 투자를 재개한 일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태광산업의 TSR 악화 역시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및 섬유 사업이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또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과 달리 시장에 미래 성장성을 증명하는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점도 부진한 주가의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말 발표된 대규모 투자 계획에도 태광산업의 주가가 반등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과거 사례 살펴보니…신사업 추진 및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

시장상황의 영향을 제외하고 과거 태광산업 주가의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 낸 사건을 살펴보면 시장의 메시지는 비교적 명확해 보인다. 신사업 추진 및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실질적 기대감이 태광산업의 주가를 끌어올려왔다.

태광산업의 주가가 주당 175만원으로 최고점으로 치솟았던 2019년 3월에는 자회사 티브로드가 SK브로드밴드로 합병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양사의 합병으로 유료방송 시너지 등에 대한 기대감에 태광산업의 주가도 함께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합병법인인 SK브로드밴드의 태광산업 지분이 16% 수준이고 유료방송 사업 역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등의 요인으로 주가 상승세가 오래 가지는 못했다.


지난 2017년 태광그룹 지배구조 개선이 발표된 이후 태광산업의 주가가 상승했다. 당시 태광그룹은 오너일가 소유 계열사 3곳을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개선책 발표 직후 태광산업의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에 앞선 2010년 검찰이 태광그룹에 대한 수사를 벌였음에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진 일이 있다. 당시 증권업계에서는 검찰 수사로 투명한 경영구조가 안착되며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 중 하나라는 진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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