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이슈와 별개로 경영과 사업 펀더멘털 이슈는 없으며 기존 사업과 전략 하에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KT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영진 전무는 1분기 실적발표를 위한 컨퍼런스콜에 등장해 CEO 공백 우려를 잠재우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전무는 재무실적 발표와 사업별 실적발표와 Q&A 순서에서 여러차례 '선진 지배구조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실적발표부터 Q&A까지 김 전무 '지배구조 개선 안심' 강조 먼저 기업설명회(IR) 담당인 지승훈 IRO가 사회를 맡아 컨콜 방식과 순서를 설명했다. 이후 전반적인 실적 설명과 질의응답은 CFO인 김 전무가 나서는 방식으로 컨콜이 진행됐다.
기존 컨콜에서도 김 전무가 대부분의 순서에서 발언했지만 이번 컨콜은 CEO 공백 가운데 진행된 터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김 전무는 컨콜 초반 순서인 실적발표에서부터 "앞으로 KT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뛰어넘는 선진 지배구조 체계 구축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관련 언급을 먼저 꺼냈다.
지난해의 경우 분기별 컨콜 실적발표 순서에서 'DIGICO로의 성공적인 전환'과 '성장형 그룹 포트폴리오 발전', '비용구조 혁신 바탕의 수익성 개선' 등을 강조한 것과 다른 행보다. 이어지는 Q&A 세션에서 들어올 질문들을 예상하고 '매도 먼저 맞겠다'는 심정으로 개선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컨콜에서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 관련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 CEO 부재 상황에서의 상반기 비즈니스 펀더멘털 영향과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관련 질문은 전체의 3분의 1에 달했다.
먼저 김 전무는 "지배구조 개선를 위해 뉴거버넌스구축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시급한 과제로 사외이사 선입 절차를 개선했다"면서 "후보군에 대한 평가주체도 기존엔 사추위중심이었는데 이젠 인선자문단이 평가에 관여 가능토록 변경하고 사추위는 이 부분을 반영하도록 개선했다"고 말했다. 평가기준도 정성평가 위주가 아니라 1차 정량평가, 2차에 정성평가로 변경했으며 후보 확정에서도 주주추천이라면 추천 루트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 "정관변경 등 필요한 사안에 대해 1차 임시주총에서 결의를 거치며 결정할 것"이라며 "1차 주총에서 선임된 사외이사 중심으로 대표이사 선임절차를 진행해서 대표이사 후보를 7월 안으로 확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CEO 부재로 인한 비즈니스 펀더멘털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선 부인했다. 김 전무는 "현재 위기상황 극복 및 경영제계 정상화를 위해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집단 의사결정 을 하고 있다"면서 "비상경영위원회에서 주요 의사결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 및 부정적 전망 치명, IR 미개최 등 우려 잠재워 이같이 김 전무가 컨콜에서 여러차례 지배구조 안정화를 강조한 데는 주가 하락 등 시장의 불안감이 담겨있다. 1년 전 3만7000원대를 전후로 횡보하던 KT 주가는 올해 들어 3만1000원대 안팎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시장에선 KT 목표 주가를 연이어 내려잡고 있다. 증권업계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초 1주당 4만원대 중후반에서 5만원대 초반으로 기록되던 KT 목표주가는 최근 3만원대 후반에서 4만원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구현모 전 KT 대표 사임 후 CEO 공백이 길어지면서 본업인 통신업까지 성장세 둔화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에서다.
지난해 12월 본격화된 CEO 공백 사태는 KT 내부적으로도 치명적인 이슈였다. IR에 항상 적극적이던 KT도 지배구조 리스크 영향으로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IR을 개최하지 못했다. KT가 이같이 실적발표와 관련된 IR을 개최하지 않은 건 2002년 민영화 이후 처음이다.
CEO 공백으로 지난해 연말 임원 인사도 진행하지 못한 상황에서 컨콜을 열어 중장기 전략에 대해 자신있게 강조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하지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연달아 두 차례 'IR 미개최'를 감당할 수는 없었다. CEO 다음으로 주요 임원인 CFO인 김 전무가 시장을 안심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