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가 올 1분기 차입금을 보다 더 늘렸다. 지난해 하반기 총 차입금이 4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3개월만에 2000억원 더 늘었다. 그 탓에 부채비율은 120%대로 더 올랐지만 현금성자산도 1조5000억원대까지 증가했다. PF 우발채무 방어를 위해 선제적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약 1조2500억원이다. 총차입금이 지난해 연말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00억원 가량이 추가로 늘어났다. 2021년 말과 비교하면 5분기만에 2배 수준이 됐다.
세부 내역을 보면 1년내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성 차입금이 지난해 말 6278억원에서 1분기말 8714억원으로 약 2500억원 늘었다. 은행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이 5300억원대에서 6400억원대로 1000억원 넘게 늘었고 발행한 회사채 중 제59-1회 원화공모사채(1400억원)와 제60회 원화공모사채(900억원)의 만기가 1년 내로 돌아오면서 유동성 사채로 잡혔다.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 증가분으로 잡힌 1000억원은 KB스타오보제일차로부터 들어온 돈으로 금융권 차입금은 아니다. 광주오포 2차 공동주택 프로젝트의 분양수입금 수납계좌라 차입금으로 분류됐다. 여기에 1020억원의 근질권이 설정돼 있다.
은행 차입금만 걸러보면 약 1200억원의 단기 대출이 이뤄졌다. 하나은행으로부터 지난 2월 8일과 11일에 각각 다른 변동금리(3개월 CD금리+2.339%, 내부이전금리+1.34%)로 500억원과 300억원 대출을 받았다. 그보다 앞서 1월엔 수출입은행으로부터 5.63% 고정금리로 4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공격적인 금융권 조달 기조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5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은행 대출을 받았다. 2021년말 1000억원대였던 단기차입금이 지난해말 6000억원대로 늘어난 바 있다.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 역시 1000억원대에서 3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8월과 9월에 미래에셋 신디케이트론과 중국은행 대출을 통해 1500억원을 조달했고 기존 대출이 있던 HSBC로부터도 약 400억원을 추가로 빌렸다.
차입금을 늘린 건 유사시에 대비한 현금 확보 차원의 조치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PF 상환 리스크가 수면 위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선제적인 자금조달로 시장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목적도 담겨있다. 시장의 여러 변수들을 감안했을 때 금융권 차입이 리스크 선제 대응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금리가 점차 안정권으로 접어들면서 변동금리 대출에 대한 부담이 점차 줄어든 영향도 있다.
금융권 차입으로 조달 기조를 확실히 전환한 것은 지난해 제은철 CFO가 합류한 이후 나타난 변화다. 포스코이앤씨는 2021년에 세 차례에 걸쳐 공모사채를 발행해 약 2700억원을 조달했지만 지난해부턴 한 번도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거래비용이 많이 드는 회사채 발행보단 부채비율이 100% 초반대에 머무르는 등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되는 포스코이앤씨의 차입 여력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 덕에 보유 현금고도 역대 최대 수준까지 불어났다. 연결 재무상태표에 계상된 ‘현금 및 현금성자산’ 금액은 지난해 말 7년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분기말 기준으론 1조13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1분기 말 기준 PF 우발부채(5411억원)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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