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 첫 해를 맞이한 코오롱글로벌의 1분기 사정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업계 전체를 덮친 기록적인 불황 탓에 건설 매출 외형의 축소가 불가피했다.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수익성도 떨어졌다. 다만 일반 건축 등 비주택 부문이 주택 부문의 부진을 일부 상쇄한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그나마 넘긴 모양새다.
11일 코오롱글로벌에 따르면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8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34억원, 206억원으로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2.6%, 3.5% 선까지 떨어졌다.
매출 감소의 직접적 원인은 건설부문의 부진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사업부문은 건설부문을 비롯해 상사, 스포렉스로 나뉘어 있다. 전체 매출에서는 건설부문이 80%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1분기 다른 사업부문은 전년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성장했으나 건설부문은 역성장했다.
건설부문 매출이 부진했던 건 자체 사업 역량 문제 보다는 외부 환경 탓이 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국내 주택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중견건설사들이 매출 감소 및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지난 1분기에 거둔 건설부문 매출(4615억원)은 2021년 이후 최저치 수준이다.
사업환경이 급변하면서 코오롱글로벌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비주택사업의 약진이다. 주택시장 불황으로 건설 관련 매출이 정체되자 대응에 나서면서 비롯된 변화로 풀이된다.
연도별로 1분기의 일반 건축(비주택) 공사 매출을 보면 2020년 129억원에서 올해 453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연 평균 100억원 가량의 매출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같은 기간 주택사업 매출은 3000억원대 중후반에서 2000억원대까지 감소했다. 최근 2~3년간 우하향 흐름이었던 주택사업의 매출을 일반건축 매출이 메운 셈이다.
비주택 부문 강화 방침은 수주 기조에도 반영됐다. 올해 들어 45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평택 사무동 공사를 비롯해 대웅제약 나보타 공장(529억원), 대웅바이오 공장(618억원) 공사 등을 신규 수주했다.
2020년 6000억원 수준에 그쳤던 비주택 수주액이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넘겼다. 올해 목표치는 2조3000억원 규모다. 비주택부문 수주는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경기 변동 탓에 일시적인 매출 정체를 겪었지만 중장기적으로 확보해놓은 먹거리는 충분해 보인다. 3년 전 9조원 규모였던 수주 잔고는 올해 1분기 11조2000억원 규모로 올라왔다. 향후 4년치 매출을 상회하는 물량이 안정적으로 보장돼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지속적인 원자재값 상승으로 건설부문 수익성이 일부 둔화됐지만 비주택 부문 매출이 증가하며 장기 성장 모멘텀을 구축했다”며 “미분양 및 PF 등 주택 관련 리스크가 대폭 감소하고 비주택 부문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바탕으로 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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