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방공제회가 블라인드펀드를 조성 중인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두 곳에 약 550억원을 출자한다. 소방공제회는 그간의 안정적 투자 수익 성과를 바탕으로 대체투자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방침이다.
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방공제회는 CVC캐피탈, CD&R과 각각 출자 약정을 체결했다. CVC캐피탈이 조성 중인 9호 블라인드펀드에 2000만 유로(약 290억원)를, CD&R의 12호 블라인드펀드에 2000만 달러(약 26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두 펀드 모두 경영권 인수가 주요 투자 방식이다. CVC캐피탈 9호 펀드는 유럽시장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 CD&R 12호 펀드는 북미 지역을 주요 투자처로 삼았다.
CVC캐피탈과 CD&R 모두 글로벌에서는 손꼽히는 하우스에 속한다. CVC캐피탈은 국내 인수합병(M&A) 빅딜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등 인지도가 높다. CD&R은 국내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곳이다. 1978년 설립된 사모펀드 운용사로 세계에서도 가장 오래된 프라이빗에쿼티(PE) 중 한 곳으로 손꼽힌다.
국내 PE업계에 소방공제회는 베일에 쌓인 기관투자자(LP)이기도 하다. 소방공제회는 국내 PE 출자보다는 해외 PE 출자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 사모투자로 쏠쏠한 수익을 내왔던 곳이기도 하다. 반면 국내 PE 노출도는 극히 제한적이라는 평이다.
올해 소방공제회 대체투자 분야 투자규모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난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투자자산 가운데 대체 투자 비중이 50%에 달한다. 소방공제회는 국내외 사모대체와 해외 부동산·인프라 등을 주요 투자처로 삼고 있다.
대체투자는 소방공제회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지난해 투자시장 침체 속에서도 10%에 가까운 수익을 안겨줬다. 그 덕분에 다른 투자자산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체 자산운용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에 소방공제회는 점진적으로 대체투자 규모를 늘려나갈 방침을 세웠다.
소방공제회는 투자사업부를 두고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운용 조직의 규모는 크지 않다. 투자사업부 통틀어 전체 인원이 10명도 채 되지 않는다. 대체투자 전담 인력은 2~3명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소방공제회는 소규모 운용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운용사에 적극 접촉하는 LP로 해외 대체투자 노하우를 오랜기간 축적한 곳"이라며 "국내 PE 출자 행보가 언제 본격화될 지도 업계에선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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