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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외부수혈 CFO '깜짝 보직해임' 왜?

HQ 재무지원실장 '대기 발령', 7250억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리파이낸싱' 새국면

김선호 기자  2023-04-27 10:13:17
파라다이스그룹의 주력 계열사 파라다이스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를 갑작스럽게 보직에서 해임했다. 파라다이스가 나서 자회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리파이낸싱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 갈등이 빚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그룹은 26일 갑작스럽게 CFO를 HQ 재무지원실장에서 면직하고 대기발령했다. HQ 재무지원실장 직책을 해임한 후 임원을 유지시킬지 판단하겠다는 계획이다. 리파이낸싱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책임자를 변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CFO가 파라다이스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건 올해 1월부터다. 2023년 말에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에서 7250억원의 금융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외부 출신 전문가를 통해 리파이낸싱을 성공시키려는 조치였다.

파라다이스 CFO로 영입되기 이전까지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이끌고 있는 최종환 대표가 겸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를 대신해 리파이낸싱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금융권에서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재무가 악화된 만큼 이에 대한 개선 조치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부채비율은 2021년 271%에서 2022년 233%로 낮아졌지만 복합리조트를 건립하기 위해 조달한 7250억원을 상환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인상되면서 부담도 커졌다. 2022년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금융비용은 50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8% 증가했다. 7250억원의 프로젝트 금융대출을 모두 리파이낸싱하게 될 경우 금리비용이 더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CFO는 파라다이스그룹 계열사의 자산을 재배치해 파라다이스에 자금을 축적하고 파라다이스세가사미에 유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을 세웠다. 차입 규모를 줄여 금융비용을 최소화하고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재무건전성을 제고하려는 취지다.

이를 위해서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 일본 세가사미홀딩스(SEGASAMMY Holdings)를 설득해야 했다. 그러나 세가사미홀딩스 측은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내부적으로 의견이 엇갈리면서 갑작스럽게 HQ 재무지원실장에서 보직 해임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최 대표가 리파이낸싱 TFT를 꾸리고 해당 조직의 팀장을 맡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계열사 자산재배치와 이에 따른 파라다이스시티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과 리파이낸싱 주관사 선정 등 실무를 CFO가 담당하고 있지만 조직도 상 최 대표가 리파이낸싱 TFT를 꾸리고 지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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