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는 디지털 전환(DT), 인공지능(AI) 상용화 바람을 타면서 승승장구 중이다. 챗GPT 열풍으로 초거대 AI가 부상함에 따라 클라우드 사업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도 나온다. 격변하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네이버의 생존·확장방식은 무엇일까. 네이버클라우드의 현황과 미래 방향을 진단해 봤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올해 들어 대표이사 체제와 이사회를 개편했다. 그룹 내 인공지능(AI)과 기업서비스(B2B) 사업을 모두 클라우드로 결집함에 따라 새로운 리더십 구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핵심은 CEO를 국내와 글로벌로 이원화한 점이다.
이사회 멤버들도 대거 교체하면서 좀 더 늘렸다.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정보책임자(CIO) 등이 이사회에 합류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정도는 아니지만 재무담당 임원도 사내이사로 올랐다. 김남선 네이버 CFO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어 별도의 CFO를 두지 않고 있다.
◇CEO 세대교체, 전임 대표는 아태시장 진출 선두에
네이버는 작년부터 네이버클라우드의 리더십 개편을 준비해 왔다. 네이버가 북미, 유럽 등 글로벌 경영을 확대하고 계열사 '라인(LINE)'이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영토를 넓히면서 그룹사의 IT서비스 운영 등을 맡아 커온 네이버클라우드도 이에 발맞춰 가고 있다.
가장 먼저 손댄 것은 CEO의 새로운 역할 지정과 분담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작년 8월 이사회를 열고 김유원 네이버 데이터 총괄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그는 기존 박원기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았다. 2014년부터 네이버클라우드 CEO를 맡아온 박 대표는 업무 인수인계를 한 뒤 올해부터 아시아-태평양(APAC) 사업개발 대표직을 맡아 글로벌 사업 확장에 주력한다.
아태지역을 타깃으로 삼은 것은 라인의 기세가 강한 아시아와 네이버가 목표로 하는 북미시장을 아우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전쟁터로 압축되는 가운데 아태지역 국가들에게 제3의 선택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기회로 삼았다.
김 대표에게 국내 경영을 넘긴 박 대표가 그 선두에 섰다. 그는 IBM과 캐나다 텔러스(TELUS) 등을 거쳐 네이버로 왔으며 그간 클라우드 시장을 개척해오면 관련 사업에 노하우를 쌓았다. 챗GPT로 대변되는 초거대 AI 열풍과 조만간 출시될 '하이퍼클로바X'가 최대 무기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서울대 통계학과와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네이버 데이터정보센터 센터장을, 2013년 네이버 분할 당시 NHN으로 이동해 데이터과학연구 총괄이사를, 2017년 6월 다시 네이버로 이동해 비즈 데이터 리더, 데이터인사이트센터장를 거쳤다. 지난해 5월 네이버 데이터 총괄로 이동했다. 데이터 전문가로서 클라우드 사업에 적격이란 평가와 함께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로 올랐다.
◇기술 중심 이사회 구성, 김남선 CFO로 무게감 균형
최근에는 이사회를 개편했다. 김재동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와 김태창 사업총괄이 빠지고 곽용재 CTO와 정수환 CIO, 이정훈 클라우드 매니지먼트 서포트 리더가 새로 선임됐다.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은 김남선 네이버 CFO와 감사인 정상훈 네이버 서비스 리걸 리더는 그대로 유임됐다.
곽 CTO는 고려대 전산과를 졸업한 인물로 검색시스템 랩장, 검색시스템 센터장 등을 거쳐 네이버클라우드 CTO로 선임됐다. 그는 네이버의 초거대 AI인 하이버클로바 출시와 이를 기반으로 한 서치GPT 업무를 총괄한다. 또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개발 중인 AI 반도체에도 관여하고 있다. 이 반도체는 대규모 언어모델 연산과 학습, 추론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추면서도 전력효율 좋고 경량화 된 솔루션을 목표로 3분기 내 선보일 예정이다.
정 CIO는 네이버클라우드 IT서비스 본부장을 지낸 인사다. 이정훈 리더의 경우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네이버에서 세무와 기업집단 이슈 등 재무분야 내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업무를 담당한 인물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안살림을 관여하고 있다.
그는 사내이사지만 아직 책임리더(임원)급이며 C레벨 인사는 아니다. 아직 네이버클라우드에는 CFO라 할만한 이는 없다는 전언이다. 대신 김남선 네이버 CFO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면서 기술과 재무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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