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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2.0, 10년의 자취

크로스파이어·로스트아크로 일군 'SK2' 위상

②3년 연속 매출 1조 클럽 입성, 스마게엔터·RPG '쏠림현상'…종합 엔터사 거듭날까

이장준 기자  2023-04-20 07:10:24

편집자주

2014년 스마일게이트는 비전 2.0을 선포했다. 게임을 넘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정복하겠다는 청사진을 내세웠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까지 단행했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현재 스마일게이트 이미지는 여전히 '엔터사'보다는 '게임사' 색채가 짙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향한 스마일게이트의 지난 10년을 되짚어본다.
게임업계 신흥 강자 'SK2(스마일게이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가 전통의 강자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SK2의 한 축을 담당하는 스마일게이트는 3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1인칭 슈팅(FPS) 게임 '크로스파이어'와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가 지금의 스마일게이트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일부 게임이 중국 판호(서비스 허가권)까지 발급받으면서 순풍을 탄 모양새다.

다만 이에 따라 매출 대부분은 종속회사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와 스마일게이트알피지(RPG)에 쏠려있다.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를 목표로 사업다각화에 나선 가운데 실제 수익화는 언제쯤 이뤄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로스트아크 힘입어 최대 실적 달성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1조5771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역대 최대 규모로 1년 전 1조4405억원과 비교해 9.5% 성장한 수치다. 이로써 3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급격한 성장세는 안정화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1년 전과 비교해 13.5%, 이듬해에는 43%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는데 한 자릿수대로 내려왔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최대 규모인 6430억원에 달했다. 1년 전 6005억원에 비해 7.1% 증가했다. 규모로는 최대치였으나 앞선 2년간 25.9%, 64.7%의 증가율을 보여줬던 것만큼은 아니었다.


매출 대부분은 본업인 게임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게임 사업 매출은 1조372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7%를 차지했다. 용역, 금융, 로열티 등 기타 매출이 나머지를 차지했다.

게임 중에서도 1인칭 FPS 게임 '크로스파이어'와 MMORPG '로스트아크'가 주도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는 전 세계 동시 접속자 수 800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누적 10억명(온라인+모바일)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스마일게이트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이다.

현재 전 세계 80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며 중국, 브라질, 베트남에서 온라인 게임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성과도 뚜렷하다. 작년 6월 기준 누적 매출은 135억달러(17조7701억원)에 달했다.

로스트아크는 2018년 11월 오픈 베타 테스트를 거쳐 이듬해 12월 정식 오픈했다. 2019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비롯해 스마일게이트에 6관왕의 영광을 안겨준 핵심 IP다. 동시 접속자 수는 132만명을 기록했고 전 세계 160개국에 진출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밖에 크로스파이어를 콘솔게임으로 만든 '크로스파이어X', 모바일 RPG '에픽세븐' 등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작년 12월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으로부터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 두 개의 외자판호를 받았다. 앞서 현지에 진출한 크로스파이어와 함께 핵심 IP 라인업이 모두 중국행에 성공하며 탑라인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RPG 그룹 매출의 87.7% 차지

스마일게이트 그룹 전체적으로 매출은 두 '효자'에 집중된 양상이다. 크로스파이어를 개발·운영하는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와 로스트아크를 개발·운영하는 스마일게이트RPG가 여기 해당한다.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는 지주사 체제 출범 전인 옛 스마일게이트의 후신이다. 2016년에는 국내 문화 콘텐츠 업계 최초로 5억달러를 수출하며 단일 게임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회사로 이름을 알렸다.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해 드라마, e스포츠, 영화, 테마파크 등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RPG의 전신은 웹젠의 온라인게임 '썬'을 개발했던 핵심 개발자들이 만든 개발사 트라이포드게임즈다. 2018년 로스트아크를 선보이고 이듬해 곧바로 흑자로 돌아섰다.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와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해 각각 6458억원, 73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두 회사의 매출을 합치면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연결 매출의 87.7%를 차지할 정도다. 다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주요 종속회사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산하에 이들 회사 외에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스마일게이트스토브, 슈퍼크리에이티브, 에스피엠씨 등 계열사가 있었다. 당시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와 스마일게이트RPG의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76.2%를 차지했는데 1년 새 두 계열사로 쏠림현상이 심화한 양상이다.


앞서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6월 창립 20주년을 맞아 게임사를 넘어 디즈니처럼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 등 금융 전문그룹과 분리하는 동시에 게임 IP를 활용해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것이다. 2021년 중국에 크로스파이어 테마파크 '천월화선: 화선전장'을 만든 것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후 게임과 공연을 접목한 로스트아크 콘서트를 비롯해 디지털 휴먼 '한유아'를 선보이며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신사업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져 게임 매출 의존도를 낮출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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