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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2.0, 10년의 자취

글로벌 엔터사 목표, 아직은 '미완'

①여전히 게임사 색채 짙어, 메가포트·스토브 재합병…금융그룹 출범 '주목'

황선중 기자  2023-04-19 16:11:18

편집자주

2014년 스마일게이트는 비전 2.0을 선포했다. 게임을 넘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정복하겠다는 청사진을 내세웠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까지 단행했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현재 스마일게이트 이미지는 여전히 '엔터사'보다는 '게임사' 색채가 짙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향한 스마일게이트의 지난 10년을 되짚어본다.
2014년은 '스마일게이트 2.0 시대'가 열린 해다. 당시 스마일게이트는 조직 확대에 발맞춰 지주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를 중심으로 하는 그룹 체제를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본업인 게임을 근간으로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넓히면서, 동시에 비게임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이었다.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 계열사 개편도 단행했다. 핵심 계열사 사명을 정비하며 정체성과 역할을 분명히 했다. 구체적으로 △지주회사(SG홀딩스→스마일게이트홀딩스) △게임 개발(스마일게이트→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글로벌 퍼블리싱(ISG→스마일게이트월드와이드) △투자(MVP창업투자→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이었다.

이듬해에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플랫폼 사업을 지목하며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라는 법인까지 출범시켰다. 모바일게임 서비스 플랫폼 '스토브(STOVE)'를 내세우며 B2B 시장 진출의 출사표를 던졌다. 스토브는 모바일게임 출시를 준비하는 게임사를 지원하는 플랫폼이었다. 기존 게임 이용자 중심 B2C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였다.

여러 계열사 중에서 핵심은 대표작 '크로스파이어'를 개발한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였다. 당시 스마일게이트그룹 전체 매출의 90% 가까이를 책임졌다. 다만 매출 대부분이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잠재적인 리스크였다. 그만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변화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여전히 '엔터사'보다 '게임사' 이미지

하지만 10년이 흐른 오늘날 스마일게이트그룹의 모습은 최초 청사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여전히 글로벌 엔터사보다는 게임 개발사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짙다는 평가다. 현재 핵심 계열사 자리에는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로스트아크'를 개발한 스마일게이트알피지가 자리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계열사 현황
기존 핵심 계열사였던 스마일게이트월드와이드의 경우 2015년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가 나타나면서부터 사실상 영향력을 상실했다. 스마일게이트월드와이드가 담당하던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을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가 도맡았기 때문이다. 2019년 기점으로는 종속기업에서도 제외됐다.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역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야심차게 선보인 스토브에서 기대만큼의 매출이 나오지 않았다. 투자비용이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적자가 불어났다. 결국 스토브 출시 1년 만인 2016년 사업 안정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스토브 사업부를 떼어내고 게임 퍼블리싱에 주력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실적 안정화는 요원했다. 분사 이후로도 만성적인 적자 흐름을 보였다.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에서 분할된 스마일게이트스토브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결국 지난해를 기점으로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양사 모두 스마일게이트홀딩스에 흡수돼 종속기업에서 제외됐다. 기존 양사가 추진하던 사업은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맡고 있다.

◇글로벌 엔터사 목표는 '여전'

비록 청사진은 계획과 달라졌지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스마일게이트의 의지는 여전하다. 대표작인 '크로스파이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영화·드라마 시장을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크로스파이어 세계관을 담은 드라마 '천월화선'이 방영됐다. 드라마의 흥행은 다시 게임 이용자 증가로 이어진다.

여기에 메타버스 시장도 노리고 있다. 가상인간 아티스트 '한유아'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당장 유의미한 매출을 일으키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견되는 시장을 미리 선점한다는 의미가 있다. 원활한 엔터테인먼트 시장 진출을 위해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다양한 외부 업체와 사업 협력도 맺고 있다.

지난해 독자적인 금융그룹 출범을 선포한 것도 변곡점으로 지목된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및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한다. 그만큼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역시 향후 종속기업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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