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이 작년 말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주요 4대 사업부 임원을 모두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약화에 따른 문책성 인사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주택보다 건축본부에 힘을 싣는 인사를 단행해 눈길을 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건설 총 4명의 임원이 지난해 말 퇴임했다. 양성용 주택본부 부사장을 비롯해 홍재용 도시정비 상무, 박한철 인프라개발 상무, 이용욱 건축공사 상무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부사장직의 교체다. 작년까지 금호건설은 서재완 총괄 사장과 박세창 경영관리본부 사장 하에 조완석 경영관리본부 부사장과 양성용 주택본부 부사장 두 명 체제를 유지했다. 지난 11월 말 건축본부 김석호 부사장이 승진하며 12월 1일부로 양 전 부사장은 직위를 내려놓고 회사를 떠났다. 33년 가까이 금호건설에 몸담으며 주택 부문을 이끌어온 양 전 부사장이 해당 직위를 달았던 건 2021년 말이다. 불과 1년 만에 자리를 내려놓게 된 셈이다.
양 전 부사장이 이끌던 주택본부는 작년 11월 승진한 문왕현 전무가 맡았다. 동시에 주택본부 주요 담당 임원들의 변동도 있었다. 도시정비 담당을 맡았던 홍재용 상무가 퇴임하고 70년대생 정주철 상무가 해당 자리를 채웠다. 주택개발 담당은 작년 승진한 이신년 상무가 맡게 됐다. 주택영업을 담당하는 최원석 상무는 자리를 지켰다.
주택본부 수장의 직급을 한 단계 낮춘 대신 건축본부에는 힘을 실었다. 건축본부 김석호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담당 한 개를 신설해 5담당 체제를 꾸렸다. 기존 건축본부는 건축공사 담당, 민간건축담당, 공공건축 담당, 공모사업/건축견적 담당 등 4개 담 체제였으나 기전 담당이 추가됐다. 작년 11월 승진한 이건일 상무가 기전 담당을 맡았다. 건축공사 담당 이용욱 상무가 퇴임한 자리는 70년대생 안종국 상무가 채웠다.
금호건설의 이같은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호건설은 최근 몇 년간 주택 부문의 비중을 확대하며 2021년 말까지 실적 성장세를 순조롭게 이어왔으나 작년 상반기부터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수익성이 약화를 피하지 못했다. 작년 매출액 2조4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50% 감소한 559억원을 기록했다.
금호건설은 사업보고서와 IR자료에서 건축과 주택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을 따로 공개하고 있지는 않으나 최근의 수익성 악화에는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주택 부문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공공발주물량 확대가 예상돼 LH, GH, SH, IH 등 공공기관의 물량을 수주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토목플랜트본부 조직은 축소 개편돼 5담당 1팀 체제에서 4담당 1팀 체제로 바뀌었다. 기존 토목공사 담당, 토목사업 담당, 녹색사업 담당, 인프라개발 담당, 플랜트/토목견적 담당과 해외사업팀 체제 내 녹색사업 담당과 인프라개발 담당이 통합됐다. 인프라개발 담당이었던 박한철 상무가 퇴임하며 기존 녹색사업만을 담당했던 이관상 상무가 녹색·인프라개발을 함께 맡게됐다.
작년 금호건설의 토목 부문과 플랜트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감소했다. 토목 부문의 경우 일부 현장에서 설계변경이 이뤄지고 자재수급이 지연된 탓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287억원, 2억원 줄어든 3976억원, 162억원을 기록했다. 플랜트 부문에서도 인허가와 기자재납품이 지연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4억원, 62억원 줄어든 768억원, 7억원을 기록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통상적인 임원 인사에 따라 일부 조직 개편이 있었다"며 "종합 건설사인 만큼 전 부문에서 신규 사업 발굴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