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의 차입금 부담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총 규모에는 변화가 없지만 이자비용이 전년대비 3배 늘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연쇄작용으로 차입 이자율이 대폭 확대된 결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말까지 차입금을 1조1000억원가량 줄인다는 계획이다. 당초 상환계획보다 1000억원 더 늘렸다는 데 주목된다.
◇차입규모는 소폭 축소…이자보상배율 20배, 전년비 감소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차입금은 1조2641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채가 5390억원, 단기 및 장기차입금은 각각 500억원, 6741억원이다. 사채와 단기차입금은 큰 변화가 없지만 장기차입금이 119억원 줄었다.
하지만 이자부담은 오히려 더 늘었다. 작년 한해 발생한 이바비용만 484억원이다. 전년도 146억원 대비 약 3배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금융기관의 차입 이자율이 대폭 인상된 데 따른 결과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민은행에서 받은 단기차입금 이자율은 2.45%에서 5.19%로 인상됐다. 우리은행 외 2개 은행에서 받은 외화 장기차입금 이자율은 1.37~1.87%에서 5.49~5.98%로 조정됐다. 하나은행 외 5개 은행에서 받은 원화장기차입금 역시 금리가 1.50~2.70%에서 1.50~5.46%로 늘었다. 평균 약 2.5%가량 부담이 가중된 셈이다.
작년 이자보상배율은 20배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두배가량 늘었지만 관련 수치는 36.6배에서 오히려 줄었다. 물론 영업이익으로 충분히 이자비용을 감당할만한 우수한 여건이지만 전년대비 부담이 늘어났다는 건 눈여겨 볼 부분이다.
◇내년까지 1조 차입 상환, 전년 계획에서 1000억 더 상환키로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확장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약 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 약 2조원을 들여 4공장 설립을 추진한 데 이어 작년 7월엔 제2바이오캠퍼스 조성을 위해 4260억원 규모의 부지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캐파가 곧 매출로 이어지는 위탁생산(CMO) 특성을 감안한 확장전략의 일환이다.
이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수 밖에 없는 전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여건의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차입금 추이 및 이자부담 등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존림 대표가 취임한 후 가파르게 차입금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도 차입은 여전히 중요한 재무 및 투자전략인 셈이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고금리 여파를 관리하는 전략을 내부적으로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사업보고서 상 차입금 상환 계획을 보면 미세한 전략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말까지 518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하고 내년 말까지 추가로 5880억원을 더 갚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내년까지 총 1조1060억원을 상환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전년도 계획에서 다소 수정됐다. 당초 올해 말까지 4656억원, 내년까지 추가로 5306억원을 갚으며 총 9961억원을 상환한다는 계획에서 1100억원을 더 갚는 계획으로 바뀌었다. 총차입금은 줄었지만 상환키로 한 규모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내부적으로 차입금을 줄이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관계자는 "부채비율은 60%대로 안정적인 상황"이라며 "크게 우려할수준은 아니라는 게 내부판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