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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방향 다르지만 올해도 '땡큐 환율'

실적 기반 '고환율' 수혜…에피스 지분매입 잔금 '1조' 4월 달러 납입

최은진 기자  2023-01-31 09:35:19
"긍정적인 환율효과"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3분기 CEO레터에서 역대 최대실적을 자찬하며 고환율 효과를 언급했다. 그러나 4분기 급격하게 환율이 떨어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금융투자업계서도 환율효과가 제거되면서 2023년 실적전망도 하향조정하는 분위기다. 림 대표는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한 CEO레터에서 전분기와는 반대로 환율상승을 '불확실성'으로 표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있어 환율은 양날의 검이다. 압도적으로 높은 외화매출은 환율이 높을 수록 좋지만 2조원에 달하는 외화부채는 부담이 된다. 특히 4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인수에 대한 잔금을 치뤄야 하는 입장에선 환율이 떨어질 수록 우호적인 상황이다.

◇고환율로 외화매출 비중 확대, 5년래 최고치 환율 적용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구조는 고환율에 우호적인 기반이다. 매출은 대부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반면 생산은 국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생산거점이 국내만 있는 만큼 해외서 들여오는 원재료를 제외하고는 인건비 및 감가상각비 등 대부분의 원가가 원화로 계산된다. 달러로 계산되는 원재료의 경우도 일부는 환급을 받을 뿐 아니라 안전재고도 확보하며 총 비용 증가를 관리하고 있다.


매출 가운데 해외서 벌어들이는 비중은 연간 약 80% 안팎이다. 그러나 작년 3분기 누적으로 이 비중이 94%까지 확대됐다. 환율상승이 주된 배경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후 고객사가 제품 승인을 한 시점에서의 환율을 적용해 매출을 결정한다.

지난해 초 11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9월 말 1440원대까지 올랐다. 작년 3분기 기준 적용된 평균 환율은 1268.9원이다. 전년도 1144.42원과 비교해 124원 오른 수준이다. 최근 5년래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10월들어 환율은 급격한 속도로 떨어지면서 현재 1200원대서 거래되고 있다. 예년 수준으로 돌아간 만큼 고환율 수혜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선 2023년 실적이 최대실적 기조를 이어가기는 하겠으나 전년도와 같은 성장을 잇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공장의 가동이 본격화 되고 매출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내년 하반기부터 예년 수준의 성장을 기대할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환율보다는 매출 볼륨 자체가 더 커져야만 예년 수준의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단 얘기다.

◇에피스 지분인수 잔금만 12억5000만달러, 환율안정으로 환차손 감소할듯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선 이 같은 실적 우려가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환율이 빠르게 안정화 되고 있는 상황이 더 우호적일 수 있다고 본다. 당장 4월 달러로 지급급해야 할 잔금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빌린 차입금 가운데 은행 외화차입금은 약 2726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합작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추가 지분을 바이오젠으로부터 인수한 잔금이 총 12억5000만달러가 남아있다.

1차로 오는 4월에 8억1250만달러(한화 1조120억원)을 납입하고 내년 같은 시기에 마지막으로 4억3750달러(한화 5450억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달러로 납입해야 하는 잔금인 만큼 환율이 안정화 될 수록 우호적인 상황이다.

공시 당시인 작년 4월 환율은 1202.40원이었다. 잔금 납입 시점이 약 3개월여 남은 만큼 환율이 어떻게 변동될 지 장담할 순 없으나 상승기조가 꺾인 지금의 추세가 더 우호적이라는 입장이다.

고환율이 지속되던 작년 3분기 누적 외화부채에 대한 환손실은 약 2877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환율 민감도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올라가면 1052억원의 순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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