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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LG화학

환경 부진 ESG등급 개선 전략은

내달 바다숲 조성·관리 사업 참여 확정...尹 정부 110대 국정과제 일환

정명섭 기자  2023-02-27 15:23:17
LG그룹 내에서 가장 ESG 등급이 낮은 LG화학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바다숲 조성·관리 사업 참여를 통해 반전을 노린다. LG화학은 석유화학업종이라는 점에서 ESG 경영 실천에 한계가 있는 데다 최근 주요 공장 내 가스 유출 사고로 ESG 등급이 하향 조정돼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27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내달 3일 한국수산자원공단, 여수시 등과 LG화학 여수공장 인근 연안에 새로운 잘피숲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내용의 사업 협약을 맺는다. 탄소감축 솔루션 기업 땡스카본과 비영리단체인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네이버 계열사 네이버제트도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

이는 여수시 인근 해안의 환경을 개선하는 연안생태계 복원 사업으로, 탄소중립과 ESG경영 실천 차원에서 진행된다. 잘피는 바다에서 자라는 해초류로, 잘피들이 모이면 연안에서 유입되는 무기영양염류와 오염물질을 흡수·제거하는 정화효과를 낸다.

LG화학이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에 기금을 출연하면 땡스카본과 한국수산자원공단이 각각 사업기획·마케팅, 잘피숲 사업 운영에 활용하는 순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올해는 적지조사를 통해 사업 대상후보지를 선정하고, 잘피숲을 시범 조성한 후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잘피 채취와 이식, 서식환경, 개체군 관리에 대한 모니터링이 진행된다. 네이버제트는 잘피숲과 관련한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한다.


LG화학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5억6000만원의 기금을 지원한다. LG화학은 지역사회 기여에 매년 100억원 이상 사용해왔다. 2019년에 쓴 비용은 171억원, 2020년 156억원, 2021년 163억원이다.

이는 한국수산자원공단이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해양영토 수호 및 지속가능한 해양관리’의 일환으로 이같은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LG화학에도 큰 의미가 있다.

당시 윤 정부는 갯벌과 잘피숲 등 탄소흡수원을 확대하고 권역별 국가해양정원 조성, 해양쓰레기 예방·수거 강화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잘피숲 사업 결과는 LG화학의 ESG경영 실천 실적자료로 남는다. LG화학은 앞서 재활용기업 넷스파와 해양폐기물을 재활용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LG화학은 ESG 종합등급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지난해 말 LG화학에 ESG 종합등급 ‘B’를 부여했다. LG그룹 다른 8개 계열사의 ESG 등급은 A인 점을 감안하면, 2등급이나 낮은 수준이다.

기관별 사업 예산 흐름도

LG화학은 사회(S)와 지배구조(G)는 각각 ‘A’, ‘B+’ 등급을 받았으나, 환경(E)이 ‘C’를 기록해 평균을 깎아내렸다. 2021년만 해도 ‘B+’였으나, 지난해 LG화학 여수공장에서 염소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고, 울산(온산) 공장에서도 가스 유출 사고가 발생한 영향으로 등급이 하락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LG화학의 환경 등급은 ‘A’로 높은 편이었다.

LG화학은 온산공장은 지난해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녹색기업 지정 취소 위기에 몰렸다가 다시 심사받아 기사회생하기도 했다. 녹색기업은 오염물질 배출량과 자원·에너지 사용량 감축, 생산제품 환경성 개선, 녹색경영체제 구축 등으로 환경개선에 기여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유역환경청장이 환경기술산업법에 따라 기업 신청을 받아 지정한다. 녹색기업에 지정되면 지도·점검이 면제되고, 배출 시설의 허가가 신고로 대체된다. 사업장 환경개선에 소요되는 자금의 융자 우대도 받을 수 있다.

LG화학은 단기간에 환경 점수를 올리기 어려운 만큼 사회공헌을 강화해 ESG 등급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본사와 영업소를 포함해 국내외 35개 생산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업종 특성상 그룹 내에서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다. LG그룹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7%를 LG화학이 차지한다. LG그룹의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LG화학의 ESG경영이 중요한 이유다.

앞서 LG화학은 2030년까지 목표 매출 60조원의 절반인 30조원을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글로벌 신약에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친환경 소재는 재활용, 생분해성·바이오, 신재생에너지 소재다. LG화학은 지속해서 저탄소 기술 확보, 에너지전환 사업 추진 등에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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