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루하프라이빗에쿼티(이하 루하PE)가 랩지노믹스의 새 대표이사(CEO)로 세계 1위 분자 진단기업 출신을 선임하며 인수후통합(PMI) 작업에 시동을 건다. 해외 분자 진단기업 시장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새 경영진을 영입해 랩지노믹스의 해외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3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루하PE는 최근 랩지노믹스 인수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8월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루하PE는 1227억원을 투자해 랩지노믹스 지분 26%를 확보했다. 추가로 진승현 랩지노믹스 대표의 잔여 지분 4%에 대한 의결권을 위임받아 약 30%의 지배력을 확보했다.
루하PE는 랩지노믹스를 새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확보하면서 PMI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가장 먼저 새 대표이사로 최근까지 써모피셔사이언티픽 한국지사 부사장을 지낸 김정주 대표를 선임했다. 임기는 2월1일부터다.
김 신임 대표는 바이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993년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 코리아 매니저를 시작으로 한국로슈진단 부장, 한국애보트 이사를 거쳐 써모피셔사이언티픽 한국지사에서 전무,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약 30년 동안 바이오업계에 몸담았다.
김 대표가 최근까지 한국지사 부사장을 맡은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은 세계적인 분자 진단기업으로 생명과학 분야 실험, 분석 및 진단 기기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이다. 뉴욕증시 상장기업으로 1월 말 기준 시가총액은 2250억 달러(약 276조)에 이른다.
루하PE는 분자 진단기업인 랩지노믹스의 인수 과정에서부터 미국 진출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를 위해 미국 실험실표준인증연구실(클리아랩, CLIA Lab)을 인수해 미국시장에 진출한다는 PMI 전략을 수립했다. 그 일환으로 세계적인 미국 분자 진단기업에서 관련 경험을 풍부하게 쌓은 김 대표를 새 경영진으로 영입했다.
루하PE 내부 인력들도 랩지노믹스에 C레벨 인사로 파견된다. 이종훈 루하PE 대표는 랩지노믹스의 공동대표를, 오세진 상무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는다. 향후 미국 사업을 전담해 맡게 되는 미국법인장도 바이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섭외를 마쳤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검사 이외에 기존 랩지노믹스가 영위해온 분자 진단사업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인접한 영역에서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인적, 물적 투자와 필요에 따른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