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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8조 투자' 자금조달 계획 설명한다는데...

이달 중 실시할 듯,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미정

김위수 기자  2023-01-18 15:35:19
태광산업이 '5년간 8조원'의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재원마련 방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다. 구체적인 플랜은 이미 세워져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태광산업이 투자 실현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이번 설명회를 계기로 태광산업이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이르면 이달 중 자금조달 계획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설명회를 열지 등 구체적인 사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12일 열린 석유화학협회 신년인사회에서 만난 조진환 태광산업 대표이사에게 투자재원 마련 계획에 대해 묻자 "곧 공개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보유 현금+차입 활용이 유력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에 더해 외부차입을 일으키는 형태로 투자금을 조달할 것이 유력하다. 지난해 3분기 별도 준 태광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1조1195억원이다.

5년간 8조원의 투자를 위해서는 1년간 평균 1조6000억원여가 필요하다. 태광산업의 현금보유량이 적지 않기는 하지만 투자집행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으로 투자금을 충당하기도 어렵다.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연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가 3055억원이었다.


차입이 불가피한 구조다. 위안이 되는 점은 태광산업이 '무차입 경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차입여력이 풍부한 편이다. 별도법인 기준 총차입금은 145억원 수준으로, 레버리지 지표 역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19.9%, 차입금의존도는 0.4%에 불과하다.

◇대규모 투자계획에도 미동없는 주가, 이번에는?

대규모 투자계획이 발표되면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기업의 주가는 오르기 마련이다. 태광산업의 경우 지난 10여년간 투자를 거의 실시하지 않았던 만큼 투자계획 발표는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그간 태광산업 주주들이 바라왔던 사안이기도 했다.

이례적인 투자발표에도 태광산업의 주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투자계획이 발표된 지난해 12월 19일 주당 74만5000원이었던 태광산업의 주가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 주당 72만7000원을 기록했다. 소폭 떨어지기는 했으나 변동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투자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움직이지 않은 것은 태광산업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태광산업은 최대주주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등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2011년부터 투자활동을 하지 않았다. 성장을 위한 노력을 사실상 멈춘 셈이었다. 또 주주들의 지속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시장과의 소통에 나서지도 않았다.

이 전 회장이 지난해 10월 출소한 뒤 투자시계가 돌 것이란 예측이 나왔으나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지분관계가 없는 계열사 흥국생명에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자금지원을 검토하는 등 주주들의 기대와 어긋난 행보를 보였다. '오너 리스크'의 연장선으로 봐도 무방하다는게 시장의 반응이다.

재원마련 방안에 대한 설명회를 열겠다는 계획에서 투자를 꼭 이행하겠다는 태광산업의 의지가 엿보인다는게 시장 관계자의 판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태광산업이 설명회를 계기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또 투자 이행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가 주가부양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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