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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펀드 전액 소진' 코스톤, 신규 펀드레이징 속도 낸다

하이네이처 인수로 2호 펀드 투자 완료, 회수·펀드 결성 '집중'

김예린 기자  2023-01-13 07:02:08

편집자주

블라인드 펀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다. 프로젝트 펀드와 달리 투자자금을 미리 모집한 후 투자처를 물색해 자산으로 편입시킬 수 있다. 곳간에 돈을 쟁여 두고 필요할 때마다 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시점이나 전략 수립에 있어 더 유리하다. 블라인드 펀드 투자 결과가 좋아야 다음, 다다음 펀드도 만들 수 있다. 더벨은 운용사들의 보유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보고, 하우스 역량도 점검해 보고자 한다.
코스톤아시아가 3호 블라인드 펀드 결성 작업을 본격화한다. 최근 하이네이처 바이아웃 투자로 2호 블라인드 펀드를 모두 소진한 만큼, 올해는 실탄 장전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스톤아시아는 작년 말 373억원을 투입해 화장품 업체 하이네이처를 인수했다. 하이네이처는 친환경 비건 브랜드 퓨리토로 유명세를 탄 업체로, 기초 스킨케어가 주력 제품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가 개척하기 어려웠던 유럽에서도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경쟁력을 입증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스톤아시아는 하이네이처 인수를 끝으로 2호 블라인드 펀드를 전부 소진했다. 2018년 말 2200억원 규모로 결성한 펀드로, 산업은행과 우정사업본부가 앵커 출자자(LP)다. 그간 독립보험대리점(GA) 피플라이프를 비롯해 패션업체 알케이드코리아(230억원), 영실업(300억원), 노랑통닭(250억원), 큐텐(300억원), 국일도어(260억원) 등을 포트폴리오로 담았다. 마수걸이 투자였던 피플라이프는 최근 한화생명에 피인수되면서 코스톤아시아 2호 펀드의 첫 엑시트 실적이 됐다.

올해는 투자 포트폴리오 밸류업은 물론 최대 4000억원 규모 후속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착수한다. 산업은행 출자사업을 시작으로 연기금·공제회의 각종 출자사업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3호 펀드도 1·2호 펀드와 마찬가지로 중소·중견 특화 바이아웃, 전문성을 보유한 전략적투자자(SI)와의 공동 투자에 방점을 찍는다. 코스톤아시아는 그간 마이너리티 투자보다는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효율적인 PMI(인수 후 통합), 밸류업이 가능한 바이아웃 딜을 선호해왔다.

엑시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우선 연내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이 예고돼 있다. 코스톤아시아는 지난 2020년 말 해외직구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이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기초 자산으로 발행하는 3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에 투자했다. 최근 큐텐이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을 인수해 해외 직구로 영역을 확대하기로 한 만큼, 물류업체 큐익스프레스의 물동량 확대가 기대된다.

'코스톤성장전략M&A'(1600억원 규모) 펀드의 포트폴리오 업체들도 주요 엑시트 대상이다. 해당 펀드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을 앵커 LP로 지난 2015년 12월 결성한 첫 블라인드 펀드다. △특수모니터 제조사 디앤티 △인공관절 제조사 코렌텍 △제이케이씨 △미투온 △애드테크 와이즈버즈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 HB솔루션 등에 투자했으며, 코렌텍과 미투온 등은 이미 회수했다.

HB솔루션의 경우 최근 실적 상승세를 보이면서 엑시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HB솔루션은 작년 삼성디스플레이와 장비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매출과 순이익을 크게 끌어올렸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421억원, 3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과 순이익이 289억원, 15억원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급상승한 수치다. 올해 주가 흐름을 토대로 회수 시기를 조절할 계획인데, 주가가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면 최적 타이밍을 찾기 위해 내년으로 미룰 가능성도 거론된다.

코스톤아시아가 3호 펀드 결성에 나선 건 재작년부터다. 재작년에는 투자에 더 집중했고 작년에는 유동성 급감에 LP 모집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면서 일부 출자사업에서 숏리스트에 올랐지만 막판에 고배를 마셨다. 작년 말 피플라이프와 미투온 엑시트에 이어 올해도 높은 회수 실적이 기대되는 포트폴리오가 적지 않은 만큼, 출자자 모집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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