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ESG 등급 분석

대한항공, 한걸음 가까워진 글로벌 'A등급'

2018년 B등급, 5년만에 BBB로 상향…정보보안 우수·환경은 아쉬운 평가

허인혜 기자  2022-12-30 13:37:19
대한항공이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BBB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대비 한 계단 상승하며 우수생인 A등급으로 가는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다.

글로벌 평가기관에서 저평가 받았던 지배구조 부문이 평균값으로 올라서며 등급 상향을 이끌었다. 정보·보안 부문에서 우수 평가를, 환경 부문에서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MSCI는 이달 22일 대한항공의 ESG 등급을 BBB로 상향조정했다. 대한항공은 2018~2019년 B등급, 2020~2021년 BB등급을 받은 바 있다. ESG 등급은 AAA와 AA, A, BBB, BB, B, CCC 순서로 매겨진다. BBB 등급은 올해 MSCI의 ESG 등급평가 대상인 항공기업 16곳 중 중위권에 속한다.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 부문에서 긍정적(Leader)으로 평가됐다. 대한항공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 관리 체계를 설명했다. 정보보안 부서를 확대 개편하고 국내외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말 전자 도큐먼트 시스템(e-DOC)을 도입해 탑승객이 작성해야 하는 문서를 전면 디지털화한 점도 고평가 요소 중 하나로 보인다.


지배구조 부문이 '평균(AVERAGE)' 평가를 받은 점이 눈에 띈다. 리더격에 들지는 못했지만 2018년 오너일가의 사회적 물의 문제로 국내외 ESG 지수에서 대한항공이 고초를 겪었던 때와 비교하면 괄목상대할 만한 발전이다. 이른바 '갑질 사태'로 당시 와이즈에프앤과 MSCI가 각각 대한항공을 ESG 지수에서 제외하거나 비중을 줄였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ESG 평가기관의 고평가 배경을 두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인 결과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2020년부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지배구조 강화에 힘써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경 평가에서는 아쉬운 결과값을 받았다. 탄소 배출 부문에서 부정적(LAGGARD) 등급이 매겨졌다. 지난해에는 평균 등급이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온도 상승 추정치로 보여주는 '온도 상승' 평가에서도 박한 점수를 받았다. MSCI가 측정한 대한항공의 온도상승 지수는 3.2도로 글로벌 기업 대비 뒤쳐졌다는 평가다.

국내 평가기관과 온도차가 뚜렷한 항목이다. 한국ESG기준원은 2020년과 2021년 모두 대한항공의 환경 부문에 A등급을 부여했다. A220-300, B787-9 등 신규 기종을 도입해 탄소 배출량을 줄인 점이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

올해 발생한 항공기 사고는 국내외 ESG 등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0월 대한항공 여객기 KE631편이 세부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MSCI는 대한항공의 상품 안전과 품질 부문에 '평균' 평가를 내렸다. 한국ESG기준원의 평가에서도 대한항공의 등급은 사회 부문이 A+에서 A로 조정됐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