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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PE 애뉴얼 리포트

경쟁력 입증한 '스틱', 조단위 펀드레이징 성사

1·2호 펀드로 탄탄한 트랙레코드 장전, 내년 엑시트 포트폴리오 기대

김예린 기자  2022-12-29 15:57:18
투자 혹한기가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는 빗겨간 걸까. 하우스마다 블라인드 펀드는 물론 프로젝트 펀드 결성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스틱은 버젓이 1조원 이상의 펀드레이징에 성공하며 대형 PEF 운용사의 위엄을 과시했다.

투자에 있어서도 큰 한방을 날렸다. 뮤직카우의 대규모 투자는 물론 기존 포트폴리오 대상 팔로우온 투자에도 힘썼다. 다만 엑시트 측면에서는 올해 매각 절차가 끝나지 않거나 무산된 포트폴리오들이 적지 않아 내년이 더 기대된다는 평가다.

◇3호 펀드레이징 순항, 설립 후 가장 큰 규모 전망
스틱인베
스틱은 올해 눈부신 펀드레이징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2조원을 목표로 어퍼뉴티니3호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 중인 가운데 현재 1조원가량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국민연금 우수운용사로서 4000억원을 출자받았고, 하반기 우정사업본부, 교직원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사학연금, 중소기업공제회(노랑우산) 등 주요 연기금·공제회 출자사업을 따낸 덕분이다.

스틱은 2016년 6032억 규모 1호 펀드를 결성했고, 2019년에는 규모를 배로 늘려 2호 펀드(1조 2200억원)를 결성했다. 3호 펀드는 앞선 1, 2호는 물론 스틱의 블라인드 펀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1조원을 발빠르게 조달한 배경에는 그간 스틱의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스틱은 1호 펀드로 하이브, 한화시스템, 한컴라이프케어, 더블다운인터액티브, HK이노엔 등 비상장사에 투자를 단했다. 모두 IPO에 성공하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것이 높이 평가 받았다.

2호 펀드에도 동남아판 ‘우버’ 그랩, 동남아 중고거래 플랫폼 캐로셀을 비롯해 휴맥스모빌리티, 뮤직카우, 다이어트 컨설팅업체 쥬비스다이어트까지 국적을 넘나들며 유망 기업들을 포트폴리오로 담았다.

그간 펀드 운용에서 성공적인 엑시트 실적과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쌓은 결과 LP들과의 신뢰가 두터워지면서 어퍼뉴니티3호 펀드 결성도 순항 중이다.

◇음원투자 붐 이끈 뮤직카우, 캐롯손보·팀프레시 팔로우온

투자 행보도 눈에 띄었다. 뮤직카우는 높은 주목도와 함께 큰 파급력을 보여줬다. 스틱은 4월 뮤직카우에 1000억원을 투자해 독보적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힘을 보탰다.

기존 투자한 포트폴리오 업체들에도 팔로우온을 단행했다. 올 한 해가 끝나기 전 휴맥스모빌리티에 2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에스티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가 주도하는 1400억원 규모 투자에 일부 참여하는 형태였다.

캐롯손해보험과 팀프레시도 기존 투자자로서 추가 투자를 단행한사례다. 7월에는 캐롯손해보험의 1750억원 규모 투자유치에 어팔마패피탈, 한화손해보험, 알토스벤처스와 함께 참여했다. 6월에는 스틱벤처스가 투자한 콜드체인 물류기업 팀프레시에 후속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프랙시스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꾸려 바이포엠스튜디오에 총 550억원을 투입하는 신규 딜도 추진했다.

뮤직카우와 바이포엠스튜디오 등 음원·콘텐츠의 경우 업사이드가 분명한 시장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관련 시장 내 플레이어 가운데 독보적 점유율을 확보한 것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엑시트 작업도 이어갔다. 2013년 경영권을 인수한 뒤 수년 째 매각이 지지부진했던 대성엘텍의 지분을 디에이치글로벌에 넘긴 것이 대표적 성과다. 12.74%가량의 남은 지분도 조만간 매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여 회수 실적은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올해 매각을 목표로 했던 대경오앤티, 쿠프마케팅은 각각 인수 측과의 협상이 지연되면서 내년으로 미뤄졌다. 내년 상반기부터 적극 매각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펀드 2조 향해 ‘돌진’, 매각 작업 드라이브

스틱은 내년 초 오퍼튜니티3호 펀드를 1조원대로 1차 클로징에 나서면서 실탄을 두둑히 장전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종 결성금액인 2조원을 채우기 위해 펀드레이징에도 속도를 낸다.

올 6월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투자처 확보에도 적극 나설 준비를 마쳤다. 싱가포르는 동남아 지역의 투자 거점 역할을 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내년 동남아 지역 내 투자 작업에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올 4월 신설한 스틱 크레딧본부도 내년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본부를 이끄는 강일성 본부장은 여러 유망기업을 발굴해 트랙레코드를 쌓는데 전념하겠다는 계획이다.

매각 작업이 한창인 포트폴리오가 많은 점은 내년 엑시트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스틱이 2020년 초 투자한 인도 사히아드리 병원이 대표적인 회수 종목으로 꼽힌다. 현재 글로벌 IB 2곳을 인도 병원체인 사히아드리 병원 매각자문사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스틱이 인도 기업 투자를 시작한 2019년도 이래 첫 회수 사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 번역 전문 기업 시스트란 역시 매각을 목전에 뒀다. 시스트란 지분 93%를 보유한 △스틱 △소프트뱅크코리아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증권 등 FI 투자자들은 매각자문사로 로스차일드(Rothschild&Co), 삼성증권을 선정한 뒤 잠재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매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조단위 펀드 출범과 동시에 빠른 투자와 회수에 나설 것으로 보여 스틱의 내년도 행보에 투자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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