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이하 케이스톤)는 올해 펀딩과 투자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신규 블라인드 펀드 조성으로 누적 운용자산(AUM) 약 2조원을 달성했고, 스몰캡 바이아웃과 그로쓰투자를 병행하며 다양한 트랙레코드를 확보했다.

투자사 세아메카닉스의 증시 입성을 틈타 회수 실적도 쌓았다. 적지 않은 PEF 운용사들이 유동성 위축에 신규 펀드 조성을 실패한 상황에서도 케이스톤은 투자·펀딩·회수 섹터에 있어 저력을 톡톡히 입증해냈다.

내년에도 활발한 투자와 엑시트를 이어가겠단 각오다. 지난달 창투업 라이선스를 신청한 만큼 벤처투자 행보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초·중·후기 스타트업과 상장사까지 투자 밸류체인 전반을 확보해 좋은 기업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유동성 위축 속 다양한 영역서 트랙레코드 확대

올해 케이스톤의 실적은 무엇보다도 투자 부문에서 빛을 발했다. 스몰캡 바이아웃과 그로쓰캐피탈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가장 높은 주목도를 기록한 투자는 5월 맥주 프랜차이즈 브랜드 역전할머니맥주를 1500억원에 인수한 딜이다.

앞서 여러 PEF들이 역전할머니맥주 인수를 추진했지만 창업자와의 협상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케이스톤은 적극적인 소통과 향후 성장 방안 제시하는 노력으로 프랜차이즈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창업자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하며 역전할머니맥주를 품에 안았다.

인수 직후 밸류업에도 한창이다. 그간 체계적인 재무 관리가 미흡했던 만큼 재무전문가를 파견해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복리후생과 성과체계도 개선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로쓰캐피탈 투자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올 1월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에 500억원을 투자하며 물류업체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5월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초저선량CT 솔루션 개발사 클라리파이(70억원)에 투자해, 처음으로 바이오 기업을 포트폴리오로 추가했다.

콘텐츠 분야로 투자영역을 확대하기도 했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 애니플러스와 함께 애니메이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라프텔’을 인수하며 첫 콘텐츠 투자에 나섰다.

투자를 단행하며 엑시트 성과도 얻은 한 해였다. 2년전 투자한 세아메카닉스가 올해 3월 상장에 성공했다. 케이스톤은 투자금의 절반가량을 엑시트해 이미 원금 대비 1.5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

◇그로쓰투자 펀드 조성 착수, 바이아웃 병행 '투트랙 전략' 강화

케이스톤파트너스는 더 좋은 투자 기회를 노리며 꾸준히 딜 파이프라인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금리인상으로 투자업계 거품이 빠지면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한 만큼 내년 더 합리적 밸류에 좋은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4호 블라인드 펀드를 모두 소진할 계획이다.

펀드레이징 작업에도 착수한다. 내년 상반기 그로쓰캐피탈 투자를 타깃으로 하는 3000억원 규모 신규 블라인드 펀드 조성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주요 투자 분야는 헬스케어와 전기차 등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높은 미래 성장 유망 업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스톤은 이미 3호와 4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시리즈 B·C, 프리IPO 단계 기업에 투자하는 그로쓰캐피탈과 바이아웃 투자를 병행해왔다. 그로쓰캐피탈 투자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건 최근 창투업 라이선스를 신청하면서다. 그로쓰캐피탈사업부를 곧 출범하는 만큼 그로쓰투자 전용 펀드를 만들어 실적 쌓기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4호 블라인드펀드는 바이아웃에, 신규 펀드는 그로쓰캐피탈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투트랙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다.

내년 회수 예정인 포트폴리오도 눈에 띈다. 지분이 절반가량 남은 세아메카닉스는 물론 SK쉴더스가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케이스톤파트너스는 맥쿼리자산운용 PE본부(맥쿼리PE),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 등과 SK쉴더스 FI 컨소시엄을 꾸린 상태다. EQT파트너스에 보유 지분 전량(36.87%)을 매각하는 방안을 두고 큰 틀에서 합의를 마쳤다. 현재 투자 조건을 협상 중이다.

FI 컨소시엄은 2018년 총 5300억원을 들여 당시 ADT캡스였던 SK쉴더스 지분 45%를 매입한 바 있다. 맥쿼리PE가 4050억원을 들여 투자를 주도했고 케이스톤파트너스가 850억원, 대신PE가 400억원을 각각 투입했다. 현재 EQT파트너스가 FI 지분 컨소시엄 인수에 적용할 기업가치는 4조~5조원이 거론되고 있어 케이스톤파트너스 역시 유의미한 회수 성과를 기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