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흥국생명에 손내민 티캐스트, 비결은 안정적 수익성

무차입 경영, 배당 지급 외 수익 현금으로 유보

박기수 기자  2022-12-22 15:31:19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유동성 적신호가 켜진 흥국생명에 도움의 손길을 뻗는 회사 중 하나로 티캐스트가 낙점됐다. 태광그룹 소속으로 케이블 방송 사업을 영위하는 티캐스트는 회사 규모는 작지만 매년 착실하게 수익을 쌓아온 알짜 자회사로 꼽힌다.

티캐스트는 태광그룹이 2009년 설립한 콘텐츠 사업 부문의 통합 법인이다. 기존 2000년 10월 'E채널' 단일 채널로 출발했다가 '스크린', '드라마큐브', '나우', '채널뷰', '씨네에프', '패션엔', 'MX', '채널에버', '챔프' 등 총 10개 채널을 론칭키신 후 티캐스트라는 총괄 법인에서 이 채널들을 관리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티알엔으로 티캐스트는 티알엔의 100% 자회사다. 티알엔은 이호진 회장이 지분 과반을 소유한 비상장사로 '이 회장→티알엔→티캐스트'라는 지배구조가 확립돼 있다.

티캐스트는 2009년 법인 설립 이후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쌓아왔다. 2009년 매출 128억원, 영업이익 56억원으로 출발했던 티캐스트는 매년 매출 규모를 늘려갔다. 수익성 역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때가 많을 정도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공시인 작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티캐스트는 매출 655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1.9%다.


방송업 외 기타 사업 진출이 없었던 만큼 외형 확장을 위해 부채가 증가한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특히 티캐스트는 유동성차입금 6억원(작년 말 기준) 정도를 제외하면 외부 차입이 없다. 금융비용 역시 영업이익에 비하면 거의 없는 수준과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현금 유출로는 배당이 있다. 올해는 배당을 시행하지 않았지만 작년 티캐스트는 티알엔으로 46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직전해에는 200억원을 지급했다. 티알엔으로 지급하는 배당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사실상 현금으로 유보됐던 셈이다.

수익을 차곡히 쌓아온 티캐스트의 작년 현금성자산 총액은 440억원이다. 올해 실적과 수익성에 따라 가용한 현금 규모는 더욱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다.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진 흥국생명에 긴급 도움을 줄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흥국생명은 이달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티시스와 티캐스트가 총 23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티캐스트의 출자 규모는 300억원이다. 티캐스트는 흥국생명이 발행하는 전환우선주를 매입해 투자수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