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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멈춘 효성티앤씨, '배당 모범생' 이름값 유지할까

분할 이후 4년 연속 배당…중국 봉쇄 따른 스판덱스 사업부진 부담

김동현 기자  2022-12-22 08:57:19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중국 내 섬유 사업의 호황과 맞물려 실적이 대폭 늘며 배당 역시 큰폭으로 증가했다. 회사가 2021년 결산배당으로 지출한 현금배당금 총액은 전년 대비 10배나 상승한 2158억원이었다. 주당현금배당금은 5만원이었다.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평가받던 효성티앤씨지만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핵심 사업 지역인 중국에서 '제로코로나'를 이유로 이동을 전면 봉쇄하는 락다운 정책을 유지하며 효성티앤씨는 올해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효성티앤씨의 분기 적자는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중국에서의 사업 축소 영향으로 대규모 배당기조를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년 연속 배당…배당금총액 ㈜효성 앞지르기도

효성티앤씨는 2018년 ㈜효성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출범했다. 분할 과정에서 중공업·건설(효성중공업), 산업자재(효성첨단소재), 화학(효성화학) 등 사업별 사업회사 체제가 완성됐다. 효성티앤씨가 담당한 사업은 섬유·무역이다.

당시 분할돼 나온 사업회사들 가운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결산배당을 한 기업은 효성티앤씨가 유일하다. 효성화학은 2018~2019년 결산배당을 했지만 연결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116억원)한 2020년부터 배당을 중단했다.

출범 첫해 연결당기순이익이 -237억원으로 적자상태이던 효성첨단소재는 연결당기순이익 2507억원을 기록한 지난해에 처음으로 배당을 했다. 효성중공업은 분할 이후 지금까지 결산배당을 한 적이 없다.



효성티앤씨는 출범 첫해인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결산배당을 진행하는 것에서 나아가 실적 상승에 따라 배당금도 상향했다. 2018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을 했던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주당현금배당금을 5만원까지 높였다. 현금배당금총액도 이 기간 43억원에서 2158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효성티앤씨의 현금배당금총액은 ㈜효성(1294억원)을 앞지르기도 했다.

배당금을 높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핵심 사업인 스판덱스 사업의 확대가 있다. 스판덱스는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급증한 레깅스의 주요 소재로, 해당 시장은 연평균 8%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스판덱스 점유율 32%를 차지하고 있는 1위 사업자다.

지난해 효성티앤씨는 매출 8조5960억원, 영업이익 1조42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6.5%와 434.0% 증가했다. 지난해 연결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463.1% 늘며 770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로 성장한 스판덱스, 중국 봉쇄에 타격

코로나19로 큰폭의 성장을 이뤘지만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 강화된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주요 도시 곳곳이 락다운되며 이동이 전면 봉쇄되면서 효성티앤씨의 중국 공장도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중국 가흥, 광동, 주해 등에 있는 스판덱스 중국공장은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생산능력의 53.5%를 차지한다.

여기에 락다운 정책이 중국 소비까지 멈춰 세우며 스판덱스 재고 물량이 시장에 원활히 풀리지 못했다. 중국화섬협회에 따르면 중국 스판덱스 재고일수는 지난해 월평균 10일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월평균 30일을 넘어섰다. 올해 3분기에는 월평균 50일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효성티앤씨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 줄어든 2조167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10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4.4% 감소한 1668억원에 불과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봉쇄 정책이 연말까지 이어진 만큼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효성티앤씨가 지난해와 같은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티앤씨가 올해도 배당을 이어가더라도 지난해 같이 높은 수준의 배당 규모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티앤씨는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명문화하고 있진 않다. 다만 "향후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와 경영실적, 현금흐름(Cash Flow) 상황, 재무구조,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배당실시 여부 및 배당규모를 결정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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