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공장을 증설 중인 넥센타이어의 커버리지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 운임비와 원재료값이 오르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전환했는데 차입 규모는 껑충 뛰었다. 은행 단기차입 위주로 빚을 늘린 탓에 차입구조 역시 나빠졌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9월 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8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1493억원에서 2000억원이 넘게 빠진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 8956억원으로 23.6% 늘었지만 현지 생산능력 부족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넥센타이어는 매출 대부분을 국내와 중국공장에서의 수출로 채우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해외시장에 확보해둔 현지 생산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수출 의존도는 연간 판매물량의 65% 수준에 이른다. 해상운임비 상승에 따른 타격을 경쟁사들과 비교해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 넥센타이어 매출에서 운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7.7%에 불과했으나 올 3분기 말 기준으로는 19.1%까지 급등했다. 원유가격 상승과 함께 천연·합성고무, 카본블랙 등 주요 원재료비 매입단가가 덩달아 오른 것도 수익성 악화에 한몫 했다.
넥센타이어의 생산능력을 보면 2012년 3000만본 정도였는데 이후 증설과 체코공장(1단계) 신축 등을 거치면서 현재 4500만본까지 확대됐다. 다만 현지 생산능력은 550만본 정도로 크지 않은 수준이다. 이런 국내 의존도를 개선하기 위해 체코공장 2단계 증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사 측은 이후 해외 플랜트에서의 생산량을 전체의 45%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공장 신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투자금 확대는 넥센타이어의 현금 곳간에 직격탄을 때렸다.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단기금융상품과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을 포함해 2423억원으로 계산된다. 2년 전인 2021년 4869억원에서 반토막난 수치다. 작년 말(3637억원)보다도 1000억원 이상이 줄었다.
여기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인 상황에서 올해 '건설중인 자산' 등 유형자산 취득으로 2011억원이 빠져나간 영향이 컸다. 이번 해 차입으로 조달한 돈만 5500억원이지만 기존 차입에 대한 상환금액(3218억원)을 포함해 투자로 지출한 금액을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금이 줄어든 반면 차입규모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체코공장 건설을 시작한 2017년 8000억원 수준이었던 차입금은 이듬해 1조원을 넘었고 올해 9월 말 지준으로는 1조6353억원을 나타냈다. 순차입금 역시 2014년 이래 처음으로 1조원대를 찍었다.
문제는 차입금 확대가 은행 단기차입을 위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넥센타이어는 2019년 1000억원, 2020년 15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한 것을 마지막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발길을 끊었다. 작년 말(1조3791억원)과 비교한 올해 차입금의 증가분(2990억원) 역시 대부분 은행에서 끌어온 단기 대출이다.
차입구조가 단기화된 탓에 상환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총차입금에서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의 비중은 2018~2019년 20%대, 지난해 35.7%였는데 올해는 51.2%로 절반을 넘어섰다.
넥센타이어는 앞으로도 체코공장 증설이 마무리될 2024년까지 재무적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체코공장에 투자될 총 금액은 1단계를 포함해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에 이미 7800억원 정도를 썼고 앞으로 4240억원 정도를 더 투입해야 한다. 게다가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로 연간 700~800억원 수준의 현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이자를 갚을 여력도 축소되는 양상이다. 넥센타이어의 이사보상배율은 2019년 8.7배에서 2020년 2배, 지난해 0.2로 쪼그라들었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다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올해 9월 말에는 영업적자에 따라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3.5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