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가 4호 블라인드펀드에 처음으로 담은 자산인 'H&이루자'의 가치제고(Value-up)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 교체를 추진하며 내부 정비에 나섰다. 지난해 손실을 기록했지만 올 들어 턴어라운드했고 실적 성장이 가시화된 상태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H&이루자에서 최근 신임 CFO를 물색하고 있다. 현재 유력 후보군을 추린 뒤 막바지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 조만간 확정될 가능성이 큰 상태로 알려졌다.
기존에 H&이루자 CFO는 오세진 상무가 맡았다. 그는 작년 7월 CFO로 영입됐다. 오 상무는 최근 국내 PEF 운용사인 루하프라이빗에쿼티(PE)로 옮겨갔다. 이 때문에 H&이루자는 신임 재무 수장을 물색하게 됐다.
H&이루자는 H&Q가 4호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해 처음으로 투자한 기업이다. H&Q는 작년 3월경 1000억원 상당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H&이루자에 투자했다. EB를 보통주로 교환하면 개인 오너에 이은 2대주주에 해당하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H&이루자는 디스플레이 라인 장비 중에서도 스퍼터링(Sputtering) 장비를 주력제품으로 삼고 있다. 스퍼터링은 디스플레이의 박막트랜지스터(TFT)를 만들 때 금속으로 구성된 층을 형성하기 위한 증착 공정 중 하나다. 고용노동부 주관 강소기업, 산업통상부 소재부품장비 으뜸기업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다만 H&이루자의 작년 실적은 2020년보다 악화했다. 작년 연결 매출은 1725억원으로 전년의 절반 수준이다. 영업손실은 66억원, 당기순손실은 23억원으로 각각 적자 전환됐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역시 마이너스(-) 3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H&Q도 인지한 부분이다. H&이루자는 고객사에 수주를 따내는 게 중요한데 전방산업이 부진하면서 수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주산업 특성상 사이클이 있다는 점에서 H&Q는 향후 회복기를 염두에 두고 투자했다.
실제 H&이루자는 올 들어 곧바로 실적이 반등한 상태로 알려졌다. IB업계에 따르면 매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EBITDA 역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올 연간 기준으로 150억~200억원대가 전망되고 있다.
H&이루자의 실적이 개선되는 데 '강달러' 현상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전언이다. H&이루자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작년 연결 매출 1725억원 중 1012억원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연결 종속사 역시 중국법인(IRUJA SUZHOU CO.,LTD)이 유일하다.
H&이루자는 중국에서 대금 결제를 할 때 달러로 하도록 정했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화로 환산 시 예년보다 상당한 이익을 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