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의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안정'이었다. 좋은 실적을 거둔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들이 유가, 환율, 금리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 커지는 내년에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라는 의미다. 하지만 회사의 신성장 동력을 꾸준히 발굴하라는 메시지 역시 잊지 않았다.
GS 계열사들이 사업 전환을 준비하며 신사업을 발굴하는 가운데 이를 전사적으로 뒷받침할 그룹 지주사 ㈜GS의 곳간을 담당하는 이태형 최고재무책임자(CFO)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이 CFO는 이번 GS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미래성장 동력 발굴 지원
이태형 ㈜GS 재무팀장(CFO) 겸 PM팀장은 30일 발표된 2023년 GS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승진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인사는 이 CFO와 김창수 GS칼텍스 M&M본부장 등 2명뿐이다.
GS는 이 CFO를 승진시키며 외부 불확실한 사업 환경 속에서 미래성장 동력 발굴을 지원하는 임무를 부여했다. GS 계열사별로 각각의 신사업 전략을 꾸리는 가운데 그룹 전반의 재무를 들여다보는 역할을 맡긴 셈이다.
이는 PM팀장을 겸직하고 있는 이 부사장의 담당 업무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PM은 포트폴리오 관리(Portfolio Management)라는 의미로 ㈜GS가 투자한 기업의 성과를 관리·점검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1970년생인 이 CFO는 1994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로 입사해 GS에너지 경영기획부문장, 인천종합에너지 대표 등을 거쳤다. 올해부터 재무팀장과 PM팀장을 함께 맡으며 재무와 사업관리 업무를 함께 담당하고 있다.
현재 GS칼텍스·GS에너지, GS글로벌, GS리테일, GS건설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각사의 신사업 전략방향을 정하고 추진 중인 만큼 그룹을 아우르는 재무 전략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GS칼텍스·GS에너지는 수소·바이오연료, GS글로벌은 헬스케어·암모니아 등 친환경 사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외에도 지주사 산하에는 GS벤처스, GS퓨처스 등 2개의 CVC기업형벤처캐피탈)도 있다.
◇계열사 호실적에도 신사업 확장 의지
올해 주요 GS 계열사들은 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손익이 개선되며 호실적을 거뒀다.
GS칼텍스(매출 43조8260억원, 영업이익 4조300억원), GS에너지(매출 5조8860억원, 영업이익 3조1670억원), GS EPS(매출 1조7060억원, 영업이익 4960억원) 등은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4배가량 성장했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8조3380억원, 영업이익 1600억원을 기록한 GS리테일만 전년(1890억원) 동기 대비 이익이 15% 줄었을 뿐이다.
이러한 계열사들의 준수한 실적에도 GS는 신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내며 이번 인사에서도 신사업 및 디지털전환(DX) 임원을 대거 충원했다. 이는 "위기 대응 역량을 키우면서 보다 절박하게 미래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자"고 주문한 허태수 GS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전체 상무급 신규 임원 21명 가운데 48%(10명)가 신사업·DX 추진 인력이다. GS칼텍스는 뉴에너지부문장에 도현수 상무를 승진 발령해 수소, 모빌리티 등 미래사업 개발 업무를 맡겼고 GS E&R은 발전소의 디지털혁신을 담당하는 정재훈 DX실장을 신규 선임했다. 오너 4세인 허태홍 GS퓨처스 대표와 허진홍 GS건설 투자개발사업그룹장도 신규 임원 명단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