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도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재고부담 가중을 피해가지 못했다. 공장 가동률을 전반적으로 낮춰 재고 조절을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자회사 LG이노텍 등을 비롯해 사업본부별로 편차는 있어도 시설투자(CAPEX)는 전반적으로 늘었다.
가장 돋보이는 곳은 자동차 전장부품을 담당하는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본부다. CAPEX 증가율이 30%를 넘어서면서 향후 투자액을 고려할 경우 올 한해 6800억원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모니터, PC, 사이니즈 등을 담당하는 BS(Business Solutions)본부는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H&A·VS본부 증가, HE·BS본부 감소 엇갈려
LG전자가 1~3분기 동안 설비투자 등에 쓴 금액은 2조9091억원, 4분기에 1조6578억원 지출이 예정됨에 따라 올 한해 CAPEX는 약 4조5669억원으로 마감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3조1826억원)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기타부문으로 처리된 LG이노텍 등 자회사의 CAPEX를 제외한 사업본부별로는 편차가 있다. LG이노텍 등 자회사들의 CAPEX가 1조801억원에서 1조6581억원에서 증가했다. 향후 투자예정액을 고려하면 2조613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LG전자의 주력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생활가전 담당 H&A(Home & Appliance)본부는 5047억원에서 5886억원으로 17%, VS본부가 3252억원에서 4315억원으로 33% 늘었다. 절대적인 규모는 H&A가 크지만 증가율로 단연 돋보인 곳은 VS본부다.
VS본부의 향후 투자예정액은 2566억원, 이대로 진행된다면 올 한해 6881억원이 CAPEX로 투입된다. 지난해(4563억원)의 5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그룹 차원에서 밀어주는 전장사업은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 첫 연간 턴어라운드가 유력해지면서 힘을 받고 있다.
반면 BS본부와 영상기기를 주관하는 HE(Home Entertainment)는 줄었다. HE본부의 3분기까지 기투자액이 1845억원으로 작년 동기(2021억원)보다 9% 감소했다. BS본부의 경우 673억원에서 464억원으로 31%나 줄었다.
◇가동률 낮추면서 캐파 확대 투자도 탄력적 집행
이 같은 CAPEX 추이는 영업성과와 비례했다. HE본부는 지난 2분기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하면서 7년 만에 적자 전환한 뒤 3분기에는 554억원으로 손실 폭이 더 커졌다. 전 세계 TV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시장 경쟁이 심화됐고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BS사업은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등 B2B 시장 수요 회복으로 전년 동기대비 9.7% 성장했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의 영향 탓에 1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둘 다 디스플레이 산업과 연동된 분야다. 그만큼 디스플레이 시장이 어려워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제품 판매가 어려워지자 재고가 쌓이고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과정에서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한 투자도 탄력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사업본부별 CAPEX 추세가 엇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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