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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 PE, 첫 그로쓰펀드 투자완료…독립 운용역량 입증

2200억 펀드 결성 후 3년간 투자, 엑시트 플랜도 '속속' 가동

서하나 기자  2022-11-23 07:35:33
'NH뉴그로쓰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NH뉴그로쓰펀드)'는 NH투자증권 PE부문(NH PE)의 첫걸음을 떼게 해준 펀드다. 4차산업 관련 중견·중소기업이란 투자 목적에 맞춰 다양한 분야에 차곡차곡 투자를 실시했다. 10여곳 넘는 포트폴리오 중에서 4곳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확정된 상태다.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NH PE는 최근 정육각(100억원) 투자를 마지막으로 2200억원 규모의 첫 블라인드펀드를 모두 소진했다.

NH PE는 정육각이 2016년 설립 이후 약 6년간 디지털 역량을 마탕으로 신선식품 제조·유통 배송 분야에서 꾸준히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 또 초록마을을 인수하면서 오프라인에 강점이 생기는 점, 계열사 농협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NH PE는 2018년 12월 첫 블라인드펀드인 NH뉴그로쓰펀드를 결성했다. NH농협금융(700억원), KDB산업은행(600억원), 산재보험기금(500억원), NH증권(400억원) 등 주요 출자자(LP)로부터 총 2200억원을 모았다.

이 펀드는 중견·중소기업에 50% 이상, 4차산업 유관 기업에 40% 이상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NH PE는 당시 성장 잠재력이 있는 중견·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투자하고, 투자 기업의 성공적인 밸류업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2019년 4월 첫 투자처로 △2차 전지 전문기업 와이에이치티(60억원) △디지털 광고 마케팅 기업 지엔앰홀딩스(402억원) 등 두 곳을 낙점했다. 와이에이치티의 경우 2차 전지 사이클의 성장성에 과감히 베팅한 결과가 성과로 이어졌다. 투자에 나선지 약 3년 만에 99억원을 회수하면서 내부수익률(IRR) 17.6%를 달성했다. 투자 원금 대비 자산총액 배수(MOIC)는 1.7배를 기록했다.

지엔앰홀딩스의 경우 메큐라이크(현 GnM퍼포먼스)와 그랑몬스터 두 곳을 각각 인수한 뒤 이를 합병해 설립한 기업이다. GnM퍼포먼스는 퍼포먼스 마케팅, 그랑몬스터는 광고 기획 분야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두 포트폴리오는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이 빠르게 개선돼 NH PE가 조만간 새주인 찾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NH PE는 세 번째 투자처로 신발 제조사 화승엔터프라이즈를 점찍었다. 2020년 3월 약 5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2015년 화승인더스트리 산하의 해외 공장을 국내에 상장하기 위해 설립된 지주사다. 투자 당시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 매출 확대 가능성을 엿봐 최종 투자로 이어졌다.

SAMG엔터테인먼트도 NH뉴그로쓰펀드 포트폴리오에 이름을 올렸다. NH PE는 2020년 12월 약 50억원 규모로 투자했다. 2000년 설립된 SAMG엔터테인먼트는 3D 기반 디지털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캐피! 티니핑'과 '미니특공대' 시리즈, '슈퍼다이노' 등을 제작했다. 최근엔 자사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콘텐츠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전용 OTT 서비스도 출시했다.

NH PE는 조만간 SAMG엔터테인먼트의 투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SAMG엔터테인먼트는 다음달 6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공모가는 1만7000원으로 확정됐다. 공모 규모는 238억원이고, 시가총액은 146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NH PE의 1주당 매입가는 1만원 수준이었다.

자동차 전장업체 디젠도 투자금 회수가 거의 완료된 상태다. NH PE는 2021년 1월 105억원 규모로 디젠에 투자했다. 디젠은 전장용 AV 내비게이션과 그 부품인 LCD 모듈 제품을 개발 및 생산하는 전장 전문 기업으로 1999년 설립됐다. NH PE는 이미 두차례에 걸쳐 일부 투자금을 회수했고 12월 중순경 최종 엑시트를 앞두고 있다.

2021년 4월 300억원 규모로 투자한 종합 골프 플랫폼 스마트스코어는 이 펀드의 최고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스마트스코어는 국내외 골프장 인수합병(M&A)과 해외·플랫폼 확장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우면서 기업가치를 키우고 있다. 올해 VIG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추가 투자 유치를 완료하면서 누적 투자 규모도 3000억원을 넘어섰다.

2021년 9월 196억원 규모로 투자한 인도 온라인 식료품 기업 '블링킷'도 투자금 회수가 확정됐다. 2013년에 설립된 블링킷은 많은 제품군과 빠른 배송 서비스로 인도 현지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인도 전역 30여개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블링킷은 비상장사지만 최근 인도 최대 음식 배달 플랫폼인 조마토(Zomato)가 인수를 확정된 상태다. NH PE는 매각 대가로 받은 조마토 지분을 내년 9월께 합병과 동시에 매각할 계획이다. 현재는 이 지분에 락업(매매 제안 규정)이 걸려있다.

이번 펀드는 NH PE가 처음으로 단독 운용사(GP)를 맡았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앞서 비독립계 인하우스 PE들은 주로 공동 운용(Co-GP) 방식으로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해왔다. 비독립계 특성상 의사결정이 상대적으로 느리고 다른 IB 사업부와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

NH PE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펀드 결성 약 3년 만에 2200억원 투자의 최종 마침표를 찍었다. 또 전체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포트폴리오의 회수를 확정하면서 독립적인 블라인드펀드 운용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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