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FO 코멘트 리뷰

서영호 KB금융 전무, "전사적 비용 관리"…'내실'에 방점

삼고 압박에 대응해 보수적 경영 전략 내세워…성장 동력으로 IB 수수료 기대

박서빈 기자  2022-11-01 08:23:54

편집자주

CFO의 말은 무겁다. 한 기업의 재무를 책임지는 CFO들이 공개 석상에서 꺼낸 말은 무게감이 남다르다. CFO의 말 하나하나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더벨은 CFO들이 IR 현장에서 공개한 코멘트들을 추적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을 가늠해 보고 CFO들의 전망과 그 실현 여부를 검증해 본다.
금융지주들은 여전히 금리 인상기에 조단위 이익을 거두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에 확대된 대출 자에 기준금리 인상이 더해지며 이자 수익을 거둘 여건이 충분히 마련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는 '비용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코멘트를 했다. 당장 비용 절감으로 이익 기여도를 높이려는 전략은 아니다. 경기 침체 우려에 보수적으로 미래 전망을 하고 선제적으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조치다.

배당 등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코멘트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자사주 소각 대신 경쟁사보다 뒤쳐지지 않겠다는 톤의 발언이 나왔다.'배당성향 30%'를 약속(2분기)했던 것에서 '작년보다 줄이지 않겠다'(3분기)는 정도로 뉘앙스가 달라졌다.

부동산 위험에 대해 심상 전략을 깐깐히 하겠다는 코멘트는 부동산 대출에 대한 전수 검사를 하겠다는 자산 관리로 방향성이 달라졌다.

◇ 사업 계획: 전사적 비용관리 집중

서영호 KB금융 전무(CFO)는 3분기 IR에서 내실 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내년에는 경기침체로 비용관리 중요한 만큼, 전사적 비용관리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과 외환 관리 실적이 전 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다"며 "9월 들어 자본시장 변동성이 유래없이 커졌던 상황에서도 운용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탄력적인 포지션 전략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말했다.

2분기에 언급한 사업 전략은 3분기에 그대로 현실화됐다. 앞서 그는 2분기 IR에서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기대되고 환율을 비롯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당분간 방어적인 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탄력적인 포지션 전략을 통해 실적 안정성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2분기엔 '실적 안정'에 방점이 찍혔다면 3분기엔 '비용관리'로 좀 더 보수적인 뉘앙스의 사업 전략 방향을 세웠다.

◇ 수익성: IB 기업 성장 기여 기대

서 전무는 IB가 기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KB금융의 IB수수료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서영호 전무는 "그룹 다각도로 IB수수료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라며 "앞으로 IB부문이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분기에 포커스를 했던 신 사업은 씨티은행 대환 대출이었다. 한국씨티은행 개인신용대출을 대환해와 가계대출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소개한 바 있다. 이같은 성과는 일시적인 요인으로 분류된다. 향후 수익성 만회를 위해선 IB부문과 수수료 수익 증대가 필수적이다.

순이자마진(NIM) 전망에 대한 부분은 김재관 KB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CFO)가 설명했다. 김 전무는 "당행은 자산 부채 구조가 금리 민감도가 낮게 구성돼 있다"며 "피어그룹 대비 금리 하락기에는 NIM 하락 속도도 느리고 NIM 상승 속도도 더딘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반영되는 구조로 되어있는 만큼, 4분기에는 3~4bp 정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엔 피어그룹 대비 충분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주주환원 정책: 의미있는 배당정책 노력

주주친화정책에 대해선 정책 유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 전무는 "1, 2, 3분기 분기 당 500원씩 꾸준히 배당을 했다"며 "4분기 배당을 포함한 연간 배당은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 가야하는 것 처럼, 작년 배당 성향보다 더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신경쓰고 있는 것은 주당 배당액이 작년 보다 줄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금 배당액 총액이 작년보다 줄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배당성향이 어떤 경쟁사보다 뒤쳐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분기 발언 기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서 전무는 지난 분기에 현금과 주식매입을 포함해 배당성향이 30% 되도록 노력하고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자사주 소각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순이익이 작년보다 1원이라도 많다면 주당 배당액을 더 높이겠다고도 언급했다. 하지만 3분기 들어 경기 침체 우려와 비용 통제 이슈 등을 언급하며 배당은 '전년 수준보다 줄지 않게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 외에 보험업과 관련된 배당에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았다. 서 전무는 "내년 도입될 IFRS17과 관련해 보험업권에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보험업으로부터 생기는 이익 증가가 뚜렷해지면 지주 차원의 배당 성향을 명확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 기타: 부동산 PF, 손실 제한적

금융 시장의 최대 아킬레스 건은 부동산 대출 이슈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일제히 부동산 대출에 대해 전수 조사를 하는 등 부실에 대한 조기 진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서 전무는 부동산 PF와 관련해서 말을 아꼈다. 대신 임필규 최고리스크책임자(CRO)가 IR에서 부동산 PF 우려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임 부사장은 "작년 7월부터 특정 계열사 포함해 5월과 8월 달에 부동산 가계 급락에 따른 영향도 등을 점검하고 이번에 다시 한 번 전수 점검을 하고 있다"며 "해외 부동산의 익스포저는 5조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해외 부동산 관련해 일부 이슈 사업장과 관련해 100% 손상 인식을 했다"며 "올해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 크게 이벤트가 기한이익상실(EOD)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PF 점검은 지난 분기에도 언급한 바 있다. 임 부사장은 지난 분기 "부동산 위험사업장을 구별해서 관리하고 있다"며 "부동산 미분양 리스크가 큰 만큼 지역별 차별화된 심사전략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2분기엔 심사를 조심스럽게 다뤘다는 입장이라면 3분기엔 기존 대출도 전수 조사하며 보수적인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