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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펀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다. 프로젝트 펀드와 달리 투자자금을 미리 모집한 후 투자처를 물색해 자산으로 편입시킬 수 있다. 곳간에 돈을 쟁여 두고 필요할 때마다 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시점이나 전략 수립에 있어 더 유리하다. 블라인드 펀드 투자 결과가 좋아야 다음, 다다음 펀드도 만들 수 있다. 더벨은 운용사들의 보유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보고, 하우스 역량도 점검해 보고자 한다.
VIG파트너스는 4호 펀드를 통해 투자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는 물론 해외 투자자로부터 운용 성과를 인정받으며 목표치 이상으로 조성된 펀드다. 2020년 초 최종 결성한 후 현재 상당부분 소진된 상태다. 이에 VIG파트너스는 내년 신규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현재 운용 중인 4호 블라인드 펀드의 80% 가량을 소진했다. 한두 개의 포트폴리오를 추가적으로 담으면 투자를 마무리하게 된다.
4호 펀드 규모는 약 9500억원(결성 당시 기준)이다. 2019년 5월에 6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며 1차 클로징을 마쳤다. 펀드레이징에 본격적으로 돌입한지 4개월 만에 이룬 성과였다.
펀드레이징 초반부터 해외투자자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VIG파트너스는 직전 펀드(총 7000억원)에서 총 7개 해외투자자로부터 약 2000억원을 조달했다. 4호 펀드의 경우 1차 클로징에서 이미 3호의 두 배가 넘는 해외 투자 수요를 모았다.
4호 펀드가 최종 결성된 시점은 2020년 1월이다. 최종적으로 4호펀드에 참여한 해외 투자자 수는 12곳으로, 4600억원 가량을 출자했다. 9500억원 규모 가운데 절반을 해외 투자자부터 확보한 셈이다.
VIG파트너스는 4호 펀드의 첫 투자로 '디쉐어'를 선택했다. 1차 클로징을 마친 상황에서 포트폴리오로 편입하며 투자의 물꼬를 텄다.
VIG파트너스는 업계 1위 상조 브랜드인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며 두 번째 투자를 단행했다. 이미 3호 펀드로 좋은라이프를 인수하며 상조업계에 발을 들인 후다. 중견 상조회사인 금강문화허브를 인수한 데 이어 2019년 중견 상조회사인 모던종합상조까지 포트폴리오로 추가했다. 3개의 중견 상조회사를 인수한 후 프리드라이프까지 품에 안으며 VIG파트너스는 상조업계 내 확고한 지위를 갖게 됐다.
VIG파트너스는 코로나19로 인해 M&A 시장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자 투자에 한층 신중을 기했다. 1년간의 투자 공백을 깬 포트포리오는 쿤달샴푸로 유명한 더스킨팩토리였다. 지난해 더스킨팩토리 지분 100%를 1000억원 후반대에 인수했다. 쿤달은 2016년 10월 설립된 생활용품 전문 업체다. 샴푸와 트리트먼트 등 헤어케어 제품에서 시작해 바디케어, 스킨케어, 핸드케어, 구강케어, 홈케어, 펫케어 등 생활용품 전분야로 영역을 확장해왔다.
이후 유기성폐자원 처리업체인 바이오에너지팜아산을 인수한 데 이어 네이버쇼핑의 공식 물류 파트너사인 ㈜파스토에 투자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올해 여섯 번째 투자처로 편입한 곳은 건강음료 전문 기업인 티젠이다. 지분 85%를 800억원 초반 대에 인수했다. 2000년 3월 설립된 티젠은 녹차, 홍차 등의 전통적인 차 제품에서 시작해 다양한 건강 음료 제품들로 아이템을 확장해왔다. VIG파트너스가 2년여간 투자를 검토한 후 집행한 포트폴리오다.
마지막 투자는 스마트스코어다. 올 8월 초에 마무리한 딜로 1800억원을 투자했다. 스마트스코어는 2014년 삼일PwC 출신인 정성훈 대표가 설립한 골프와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플랫폼이다. 스마트스코어는 이번 투자유치로 기업 가치 9000억원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