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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강달러에 환차익 효과 쏠쏠

원화가치 10% 하락…700억대 이익 효과, '주력IP' 리니지도 북미·유럽 본격 진출

손현지 기자  2022-10-24 15:24:24
엔씨소프트(NC)가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에 역대급 환차익 수혜를 누리고 있다. 외화자산고가 많아 환율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 규모가 타사 대비 높을 뿐 아니라 외화차입금 규모도 미미해 외화지출 이슈도 적다.

엔씨소프트가 서구권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추후 외화자산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주력 지적재산권(IP)인 리니지의 현지 진출과 더불어 북미·유럽 쪽에서 수요가 높은 콘솔 게임 'TL' 신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달러부채 상환부담 작아, 환이익 효과 부각

엔씨소프트가 3분기 중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로만 700억원 안팎의 환이익을 취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는 환율이 10% 오를 경우 세전이익이 712억 늘어나는 구조다. 19일 기준 환율(1420원)은 2분기 말인 6월 30일 종가(1301원) 대비 10%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712억원이란 수치는 상반기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자산평가액 이익 변동분이었다. 지난 1~6월 원·달러 환율이 1190원에서 1301원으로 9.32% 상승하자 이익 증가 효과가 712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외화표시 화폐성자산과 화폐성부채의 장부금액은 6045억원에서 6718억원으로 약 673억원 증가했다.

환차익은 보유한 외화에 대한 평가손실이다. 환율이 오를 때 수출 회사들은 주로 이익을 보고 환율이 내려갈 땐 수입회사들이 이익을 얻는 편이다. 영업과는 상관없는 금융손익으로 분류돼 영업외손익 구간에 잡힌다. 본업으로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에는 변동이 없을지라도 당기순이익을 증대효과를 발생시킨다.

3분기 환율 상승 속도는 상반기 보다 더 빨라졌다. 3개월 만에 이미 1~6월 환율 증가폭10%에 육박했다. 10%는 엔씨소프트 경영진들이 외환위험을 적용하는 민감도 비율 기준점이기도 하다. 크래프톤과 펄어비스는 환율이익 민감도 상승률을 5% 정했다. 즉 환율이 5% 상승할 경우 세전이익이 각각 622억, 98억 상승하는 구조다.

엔씨소프트는 외화자산 공시 게임사 중 크래프톤 다음으로 달러자산이 많은 게임사다. 엔씨소프트의 지난 6월 말 기준 달러자산은 7133억원으로 크래프톤(1조2137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펄어비스 2029억원, 더블유게임즈(1525억원), 넷마블 1197억원, 컴투스 1000억원 순으로 이었다.

엔씨소프트는 외화자산이 많은 크래프톤 보다도 환차익 효과가 두드러진다. 달러차입금 상환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의 달러부채는 6월 말 12억원에 불과하다. 넷마블(2조1712억원), 크래프톤(790억원), 컴투스(90억), 더블유게임즈(41억)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크래프톤도 달러부채는 달러자산보다 적은 규모라 환변동으로 얻는 이익분이 더크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상환부담 자체가 거의 미미하다는 점에서 환차익 효과가 더 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달러 찬스 속 리니지도 서구권 진출

엔씨소프트는 해외매출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작년 31%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36%로 증가했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각각 76%, 31% 늘어난 덕분이다. 같은 기간 대만과 일본 지역에서 거둬들인 수익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올들어 내수시장을 넘어 북미·유럽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중국 시장은 판호 문제가 풀리지 않는등 당국규제 벽이 높다고 판단, 서구권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전부터 북미·유럽 시장은 '길드워',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 IP를 중심으로 공략해왔다. 향후에는 내수 시장 위주로 공략해오던 '리니지' IP를 앞세워 서구권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작년 말 '리니지2M'을 북미·유럽 시장에 선보였으며, 올해 2월에는 '길드워 2' 확장팩 엔드오브드래곤즈(End of Dragons)를 출시했다.

내년에도 서구권 공략 기조는 지속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엔 '리니지W'와 함께 콘솔·PC게임 'TL'의 북미·유럽 출시를 앞두고 있다. TL는 액션, 전투 콘텐츠로 기존 MMORPG 대비 대규모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강달러 기조가 지속된다면 외환차익이 지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환차익에만 의존하는 건 리스크가 큰 만큼 본업 강화에 힘쓰겠다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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