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한화솔루션 사업 재편

갤러리아 흡수 2년만에 다시 분할, 이유는

287% 달했던 부채비율 100%로 '뚝', 자산 재분배 효과 노렸나

김위수 기자  2022-09-30 16:53:06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흡수합병했던 한화갤러리아를 다시 분할한다. 인적분할 방식으로 내년 3월 1일이 분할기일이다. 사업구조가 전혀 겹치지 않는 두 회사가 결합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에도 업계에서 의아해하는 반응이 나왔는데, 2년여만에 다시 사업을 분할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한화솔루션이 한화갤러리아를 흡수합병한다고 알렸던 2020년 12월 회사 측이 공식적으로 지목한 이유는 '경영효율성과 사업경쟁력을 강화'였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석유화학 사업을 맡은 한화솔루션과 백화점과 도소매업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갤러리아간 접점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같은 이유로 업계에서는 사업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시너지를 모색하는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287% 달했던 갤러리아 부채비율

결과적으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한화갤러리아의 재무구조를 보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합병 직전인 2020년 말 기준 한화갤러리아의 부채총계는 1조5230억원, 자본총계는 5315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87%에 달했다. 업종마다,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상장사 평균 부채비율이 110% 안팎이고 재무 건전성에 위험신호가 감지된다고 여겨지는 기준이 200%라는 점에 비춰보면 재무구조가 썩 좋지 않은 상태였다.
같은 기간 한화솔루션의 부채총계는 9조1696억원, 자본총계는 5조9677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53.65%로 나타났다. 한화갤러리아보다 자산규모가 월등히 컸고 상대적으로 안정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흡수합병된 한화갤러리아를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각종 자산을 통해 지원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합병 당시 국내 신용평가사가 평가한 한화솔루션과 한화갤러리아의 신용등급은 각각 AA-, A-였다. 한화갤러리아가 신용등급이 높은 한화솔루션에 흡수되며 자금조달에 보다 용이해진 측면도 있다.

이번에 다시 분할을 결정한 배경에는 한화갤러리아의 사업구조가 안정됐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갤러리아 부문의 실적을 살펴보면 2020년 28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한화솔루션에 흡수된 2021년 289억원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이미 1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연간 1조원이 넘는 흑자를 냈다. 실적호조에 전반적인 재무구조가 개선된 점은 한화솔루션과 한화갤러리아 분할을 위한 밑바탕이 됐다.

◇합병 후 분할되며 재무구조 안정…자산 재분배 효과?

분할을 통해 한화솔루션과 한화갤러리아가 각각 9대 1의 비율로 자산을 나눈다. 한화솔루션 측은 "2분기 말 재무상태표를 기준으로 분할대상 사업부문의 순자산 장부가액을 분할 전 순자산 장부가액에 자기주식 장부가액을 합산한 금액으로 나누어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의 자산은 분할 후 15조3643억원이 된다. 구체적으로는 부채총계가 7조7916억원, 자본총계가 7조5727억원이 된다. 부채비율은 102.9%다.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총 자산 1조7173억원을 가지고 분할된다. 부채총계 8590억원, 자본총계 858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00% 정도다. 재무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된 점을 알 수 있다. 회사를 합쳐 자금수혈 등으로 사업을 안정화해 채무를 줄였고, 분할하며 자산을 재분배하는 과정에서 재무구조 건전성을 확보한 것이다.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솔루션 흡수합병 후 인적분할을 통해 기업공개(IPO) 절차 없이 상장하는 효과도 낼 수 있게 됐다. 한화솔루션은 한화갤러리아 우선주의 미상장 가능성을 해소하기 위해 400억원 규모의 우선주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갤러리아의 신규상장은 내년 3월 31로 예정돼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