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의 공사 원가율이 갑작스레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 지난해까지는 수익성 높은 사업의 비중 확대 덕분에 원가율 방어에 성공했지만 원자재값 상승의 충격파를 결국 피하지 못한 모양새다. 2분기 기준 누적 공사수익 대비 원가율이 2019년 이후 최고치인 93.7%까지 올랐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금호건설이 진행 중인 공사의 누적수익은 약 4조680억원이다. 같은 기간 누적 공사 원가는 3조8120억원으로 원가율은 93.7%이다.
올 1분기에는 공사원가율 91%를 유지하며 비교적 선방했지만 2분기에만 2%포인트가 한 번에 높아졌다. 토목과 건축, 플랜트 부문의 공사 원가율이 일제히 상승한 영향이다. 그중에서도 건축 공사 원가율 증가폭이 가장 컸다.
건축 부문은 분양사업이 다수 포함돼 고수익성 및 저원가율 경향을 띈다. 그럼에도 해당 부문 원가율이 급증한 건 2분기 진행 중인 건축 공사 누적수익이 2조5420억원에서 2조3250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한 때 80%대까지 떨어졌던 건축 공사 누적 원가율은 93.1%까지 올랐다.
상대적으로 원가율이 높은 공종으로 분류되는 토목과 플랜트 부문의 공사 원가율 역시 각각 95%대와 91%대로 동시에 높아졌다. 이를 모두 반영한 누적 공사 원가율은 93.7%로 2019년 95.8%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최고 수준이다.
매출원가율도 오름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80%대를 유지했던 매출원가율이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91%, 92%를 넘기며 우상향했다.
원가율이 계속 상승한 주요 원인은 단연 원자재값에 있었다. 주요 원자재값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0~60% 수준으로 크게 올랐고 올 2분기 추가로 더 올랐다.
금호건설 원재료 매입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철근은 1분기 말 기준 1톤당 102만2000원에서 109만7000원으로 올랐다. 두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 레미콘은 ㎥당 7만1000원에서 8만300원으로 추가 상승했다.
다만 올해 남은 기간 원가율이 하락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건설 원자재값이 곧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피크아웃(Peak out)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원자재 선물 거래시장의 동향을 보면 건설 자재로 분류되는 구리와 목재를 비롯해 알미늄 등 주요 금속자재의 선물가격이 하락 추세로 접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철근 가격 역시 3분기 들어선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흐름이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원가율은 건자재 가격 피크아웃에 따라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4분기로 갈수록 원가율이 개선될 것이며 원가율은 84~85%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회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