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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투자유치 전략

NHN, 수익권 들어온 4대 신사업…기업가치 끌어올릴까

⑦클라우드 시작으로 ‘자회사 가치반영’ 도미노 기대… 강력한 주주환원책도 '한몫'

황원지 기자  2022-10-04 16:05:03
NHN

편집자주

게임업계가 큰 손 투자자와의 관계 형성에 열성이다. 자금시장에 돈줄이 마른 상황에서도 게임산업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블록체인과의 융합이 용이한 만큼 향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게임사들도 투자유치를 위한 물밑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IR 등 대외 홍보역량을 강화하는 것부터 내실을 다지기 위한 R&D 등 다양한 행보를 조명해 본다.
NHN의 IR 기조는 올해를 기점으로 크게 변화했다. 기존 NHN은 신뢰와 지속가능성을 키워드로 매 분기 예측가능한 가이던스를 줄 수 있게 노력해 왔다. 올해에도 신뢰라는 큰 틀은 유지하지만, 비용이나 매출 가이던스 등에서 보다 공격적인 방향의 IR로 선회했다.

NHN의 자신감엔 이유가 있다. 2013년 네이버와 분할한 이후 꾸준히 투자해왔던 게임 외 4대 신사업들이 지난해부터 하나둘 수익권에 들어오고 있다. 커머스와 결제 및 광고 부문은 재작년부터 흑자를 냈고, 기술 부문 중 클라우드 사업도 빠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신사업들이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 NHN도 기업가치에 자회사 가치를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신사업 성과가 반영되면서 기업가치 상승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근 잇따라 시행되고 있는 주주환원정책도 가치를 끌어올릴 요인이다. NHN은 지난해 말 무상증자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에만 400억원이 넘는 자사주를 매입했다. 또한 2024년까지 발행주식총수의 10%에 해당하는 자기주식 소각을 계획하고 있다.

◇적극적 IR로 전환… '수익권 들어선 신사업' 자신감

NHN은 원래 게임 사업에 있어서도 신작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NHN이 영위하는 사업의 성과와 잠재력을 강조하는 방식의 IR을 진행해왔다. 투자자를 대상으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의 소통을 추구했다.

올해 정책 기조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연초 정우진 NHN 대표이사가 처음으로 주주서한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CFO 직속이었던 IR팀을 경영관리실 산하로 이전했다. 이 경우 실제 경영과 밀착해 보다 세밀하게 IR 톤을 관리할 수 있다. 경영진 주도 하에 IR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IR팀 관계자는 “과거부터 중시해온 신뢰,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는 그대로 가져가되 앞으로는 가이던스 제시 등에 공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NHN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NHN은 2013년 네이버와의 분사 이후 게임 외 신사업을 키워 왔다. 게임에서 돈을 벌어 △결제/광고 △커머스 △기술(클라우드) △컨텐츠까지 4대 신사업에 투자하는 구조였다. 재작년부터 신사업들이 손익분기점(BEP)를 하나둘씩 넘기 시작하면서 종합 ICT기업을 목표로 하는 비전발표회를 열기도 했다.

커머스 부문은 재작년 흑자전환한 이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NHN커머스는 온라인 비즈니스를 위한 클라우드 이커머스 플랫폼, 마케팅, 유통 등에 이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 회사다. 지난해 커머스부문의 매출은 3457억원으로 전년(2790억원) 대비 23.9%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는 중국 주요도시 봉쇄 영향에도 작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성장했다.

결제 및 광고 부문도 재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NHN의 결제 및 광고 부문 매출은 지난해 8109억원으로 전년(6674억원) 대비 21.5% 성장했다. 결제 및 광고 부문엔 NHN페이코와 NHN한국사이버결제 매출, 광고사업 등이 포함된다. 올 상반기 엔데믹에 따른 마케팅비 지출이 있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실적은 탄탄한 상태다.

기술 부문은 빠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해 공공부문 수주에 성과가 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NHN의 기술부문 매출은 지난해 2197억원으로 전년(1328억원) 대비 65.4% 상승했다. 데이터센터 건립 등 적극적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기술 경쟁력이 뛰어난 서비스 제공을 통해 효율적인 비용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코, 클라우드 시작으로 '자회사 가치반영' 도미노 이어질까

현재 NHN은 플랫폼회사이면서도 자회사들의 지분가치가 완전하게 반영되지 못한 상태다.

통상 플랫폼회사는 ‘SoTP(Sum of the parts)’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한다. 기존 밸류에이션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달리 사업별로 가치를 매겨 이를 합산해 적정 가치를 산정하는 기법이다. 카카오를 예로 들면 카카오뱅크나 카카오게임즈 등의 지분가치를 카카오 본사에 합산한다. NHN을 커버하는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밸류에에션에 SoTP 방식을 사용한다.

현재 NHN 본사 밸류에는 NHN페이코 정도만 반영된 상태다. 나머지 클라우드, 커머스, 콘텐츠 부문은 아직이다. 시장에서 투자를 받은 시점에 자의적이지 않은 밸류가 산정되기 때문이다. NHN페이코는 2019년 한화생명보험 등으로부터 약 75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받으며 밸류 측정이 가능해졌다. 페이코는 현재 세컨라운드까지 투자가 진행된 상태다.

다음 타자는 클라우드가 될 전망이다. 안현식 NHN CFO는 올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클라우드에 대해 “1000~2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논의하고 있다”며 “복수의 투자사와 논의를 진행중이며 10월중에는 과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로 예상되는 NHN클라우드의 가치는 1조원 내외다.

NHN클라우드를 시작으로 자회사 가치반영 도미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타 신사업들도 흑자를 내기 시작해 이전보다 투자유치가 수월하다. 도미노가 이어지면 NHN 본사 밸류도 수직상승할 수 있다. 그간 신사업들에 꾸준히 투자해온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IR팀 관계자는 “신사업 중 페이코는 기업가치에 일부분 반영됐지만 커머스와 클라우드, 콘텐츠 부문은 제외된 상태”라며 “올해 중 클라우드의 첫 라운드 투자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고 말했다.

◇잇따른 주주환원책, 기업가치 끌어올릴까

NHN은 올해부터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공격적인 IR기조와 함께 보다 적극적인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잇따른 주주환원책으로 상승 기회를 잡지 못했던 주가도 오를까 주목된다.


지난해 말 보통주 1주당 1주의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무증 대상에 자사주는 포함되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주식을 소각하는 효과를 봤다.

자사주 매입 규모도 큰 폭으로 늘렸다. NHN은 2018년 약 200억원, 2019년과 2020년 각각 약 100억원의 자사주를 사들인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규모를 크게 키워 461억원을 샀고, 올해에도 두 차례에 걸쳐 433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2월 공시를 통해서는 향후 3년간 직전 사업연도 별도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최소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에는 자사주 소각도 발표했다. 2024년까지 발행주식총수의 10%에 해당하는 365만1792주를 소각한다. 약 11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8월 17일에는 1차적으로 4% 규모에 해당하는 약 150만 주를 소각했다.

다만 잇따른 주주환원책에도 주가는 아직 반등세가 크지 않다. 무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이슈가 생길 때마다 1~2주 반등하다 다시 하락했다. NHN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말 5만2000원대를 터치한 이후 꾸준히 떨어져 현재 2만6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NHN 주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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