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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권 모니터링

글로벌세아, 태림페이퍼 '정액법 상각' 본격화

전체 영업권 1488억 전년대비 '341억' 감소, 일반기업회계기준 적용

이효범 기자  2022-06-27 16:23:15

편집자주

무형자산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순자산가치보다 웃돈을 얹어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업권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추세다. 또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손상검사는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영업권 현황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분석해본다.
글로벌세아그룹이 최근 수년간 활발한 M&A(인수합병)를 실시한 가운데 영업권 상각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태림페이퍼 상각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을 따르는 비상장사의 경우 영업권 발생 후 20년 내에 이를 소멸시켜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발빠른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태림페이퍼 영업권 대부분 차지, 2025년까지 상각 마무리 할 듯

글로벌세아의 2021년말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2조9605억원이다. 이 가운데 무형자산은 1854억원이다. 영업권이 1488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영업권은 2017년말 49억원에 불과했으나 2018년 440억원으로 불어났다. 당시 자회사 세아상역이 세아아인스, 세아STX엔테크 등을 잇따라 인수한데 따른 것이다.



2019년 해외법인 인수 등으로 영업권은 또다시 536억원으로 소폭 불어났다. 영업권이 급격하게 증가한 건 2020년 태림페이퍼 인수 때문이다. 세아상역은 인수 비이클(Vehicle)인 세아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태림페이퍼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장부상 계상된 영업권은 2020년말 1350억원이다. 이를 포함한 영업권 글로벌세아의 영업권은 1829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영업권이 급증한 가운데 글로벌세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영업권 관리에 나섰다. 태림페이퍼 인수시 발생한 영업권에 대한 상각을 시작했다. 상장사들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영업권에 대한 상각을 하지 않는다. 대신 매년 손상 검사를 시행해 현금창출단위별(Cash Generating Unit. CGU) 회수 가능액이 장부가액에 미달한다고 판단하면 손상차손을 인식한다.

이와 달리 일반기업회계기준에 따르는 비상장 기업은 영업권을 정액법으로 상각해야 한다.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는 '영업권은 그 내용연수에 걸쳐 정액법으로 상각하며, 내용연수는 미래에 경제적 효익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으로 하며, 20년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

글로벌세아는 2011년부터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의 적용대상기업 중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회계처리하지 않는 기업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글로벌세아는 2020년 자회사 세아상역을 통해 태림페이퍼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 비이클(Vehicle)인 세아인베스트먼트를 중간에 끼는 인수구조를 짰다. '글로벌세아-세아상역-세아인베스트먼트-태림페이퍼' 등으로 이어지는 출자구조가 형성됐다. 글로벌세아가 당시 M&A를 통해 그해 연말 연결기준으로 인식한 영업권은 1350억원이었다.

글로벌세아는 태림페이퍼 인수한지 2년만인 지난해부터 영업권 상각에 돌입했다. 관련된 영업권은 2021년 1080억원으로 2020년말 기준 수치와 비교해 270억원을 상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정액법으로 이를 상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5년 연말께 태림페이퍼와 관련된 영업권 대부분이 상각될 것으로 추산된다.



◇2018년 '오너 2세 회사' 세아아인스 인수 '영업권 474억'

글로벌세아는 그동안 세아아인스와 관련된 영업권도 상각해왔다. 세아아인스는 2000년대 중후반 캐쥬얼 의류브랜드 '테이트(TATE)' 전개로 흥행몰이했던 의류 제조기업이다. 원래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을 갖고 있던 업체였다. 2018년 세아상역과 지분교환을 실시하면서 지배구조 상 '글로벌세아-세아상역-세아아인스'로 이어지는 출자고리가 형성됐다.

글로벌세아가 세아아인스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인식한 영업권은 474억원에 달했다. 세아상역이 세아아인스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들인 자금은 1300억원을 소폭 웃도는 규모로 알려져 있다. 바꿔말하면 순자산가치에 웃돈을 얹어 사들였다는 얘기다. 이후 발생한 영업권이 매년 상각되면서 2021년말 361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다 올들어 모기업 세아상역인 세아아인스를 흡수합병했다.

글로벌세아가 영업권 상각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전체 영업권이 감소세로 접어들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다.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하는 만큼 실제로 딜(Deal)이 성사될 경우 추가적인 영업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세아는 이달 들어 쌍용건설에 대한 본격적인 실사작업에 돌입했다. 이후 가격에 관한 협의 등을 거쳐 딜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세아 관계자는 영업권 감소와 관련해 "(회계기준에 따라) 무형자산을 상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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