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이 연결·별도기준에 따라 수익성이 엇갈렸다. 연결로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반면 별도에서는 이익이 발생했다. 한양이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종속기업들의 공사를 직접 수행하다 보니 기준에 따라 상이한 회계처리가 이뤄진 영향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양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1조155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한양이 1조원대 매출액을 올린 건 2017년(1조1641억원) 이래 6년만이다. 전년(7183억원)과 비교해도 61% 증가했다. 반면 연결 매출액은 1조1072억원으로 별도보다 482억원 적었다.
영업손익에서는 연결·별도기준의 차이가 보다 두드러졌다. 별도로 봤을 때는 2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415억원)에 비해 51% 줄었지만 흑자 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이와 달리 연결에서는 영업손실 114억원으로 적자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양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영향이었다. 대표적으로는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에서 황금일반산업단지 조성공사를 시행 중인 '광양지아이'와 광양항 묘도 준설토 매립장에서 항만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광양항융복합에너지허브'가 있다.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을 통해 추진 중인 동명의 사업도 존재한다. 전라남도 여수시 묘도 65만㎡ 부지에 1단계로 20만㎘급 LNG 저장탱크 4기와 기화송출설비, 부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20년 10월 착공을 시작해 2026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광양지아이(100%)와 광양항융복합에너지허브(61%),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100%) 모두 한양이 지분 50%를 초과 보유한 종속기업에 해당한다. 한양의 별도기준 손익계산서에는 이들 3개사로부터 나온 매출액 482억원과 기타수익 48억원이 온전히 반영돼 있다.
다만 별도기준과 달리 연결기준에서는 3개 SPC가 발주처였던 공사매출 482억원 등이 인식되지 않았다. 회계상 내부거래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양이 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인 3개 SPC에 비용을 선투입했다고 봤다.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익이 별도기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한 이유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202억원)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기타수익이 2021년 151억원에서 지난해 406억원으로 169% 증가한 게 흑자 기조로 이어졌다. 기타충당부채환입액(260억원)이 기타수익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를 상대로 한 소송 리스크가 현저하게 떨어진 영향이다. 한양 외 18개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2015년 한국가스공사의 '천연가스 주배관 및 관리소 건설공사' 입찰 담합을 적발한 이후 소송을 이어왔다. 한국가스공사가 원고인 해당 소송의 가액은 지난해 3분기까지 4230억원이었다.
사정은 1분기만에 달라졌다. 4분기부터 소송가액을 기존 4230억원에서 582억원으로 낮췄다. 소송이 일정부분 진행된 만큼 추가 설정분으로 책정된 가액을 기타충당부채환입액으로 전환했다. 한양이 피고인 소송은 전년 말 기준 33건으로 전분기 대비 2건 줄어든 상태다.
한양 관계자는 "채널 다변화와 에너지 사업의 성장으로 1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다"며 "수익성이 다소 떨어진 부분이 있었지만 그간의 수주 실적과 더불어 추진 중인 에너지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장별 도급금액의 상향 합의가 이뤄져 올해부터는 수익성도 회복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