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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파 재결합' 칩스앤미디어, 가상현실 신시장 확장

④'보수→적극' 투자 기조 전환 기대감, 올해 실적 개선세 지속

윤필호 기자  2022-05-30 14: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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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업체 '칩스앤미디어'가 벤처캐피탈(VC)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재회한다.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던 2015년 헤어진 이후 7년만이다. 당시보다 사업 규모나 운영 자금, 실적 등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칩스앤미디어는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보다 활발하게 사업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칩스앤미디어는 최근 기존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텔레칩스에서 한국투자파트너스로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다. 2009년 인수해 최대주주 자리를 지킨 텔레칩스는 사업 확장 등을 위한 자금이 필요했고 자회사와는 협업 시너지가 크지 않아 지분을 매각하고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칩스앤미디어는 비디오 분야에 특화된 반도체 설계자산(IP)을 제공하는 업체로 설계기술을 개발해 판매한다. 설비나 기기가 필요 없고 매출원가가 0원으로 수익률이 높은 알짜 기업으로 알려졌다. 이에 VC 등 투자업계는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에 주목했다.

현재 최대주주인 텔레칩스는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통한 성장을 추구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확산 전인 2019년까지 무차입 경영을 해왔다. 자회사인 칩스앤미디어도 이런 분위기에서 과감한 확장이나 투자보다 안정적인 성장을 모색했다. 하지만 이번에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 전보다 적극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낯설지 않은 상대다. 앞서 2008년 비상장사였던 칩스앤미디어의 주식 11만주를 20억원에 인수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7년만인 2015년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던 시기에 맞춰 엑시트(자금 회수)를 진행해 10억원 규모의 차익을 남긴 경험이 있다. 오는 6월 인수대금 지급을 완료하면 양사는 7년 만에 재결합하는 셈이다.



주인 교체를 앞두고 칩스앤미디어의 향후 사업 확장 행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존 비디오 코덱 IP는 스마트폰과 TV 중심에서 자동차, 보안카메라, 액션캠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관심이 커지는 분야는 메타버스(Metaverse) 시장이다.

메타버스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디바이스가 필요하다. 해당 기기에 비디오 코덱 IP를 적용하면 레이턴시(지연속도)를 단축해 실시간으로 느껴지는 현실감을 살릴 수 있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현재 미국에서 AR, VR 디바이스 업체와 계약 등을 논의 중이다. 신규 라이선스를 체결하면 꾸준히 로열티 수익을 챙길 수 있을 전망이다.

신규로 추진하는 수퍼 레졸루션(Super Resolution) IP 사업도 기대가 크다. 이는 해상도가 낮은 영상을 단순히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딥러닝 기반의 알고리즘을 통해 높은 해상도로 변환하는 기술로 2020년 개발했다. 2020년과 지난해 각각 한 건의 계약을 체결했는데 TV나 셋톱박스 등 기기의 화질 업스케일링에 효과적이어서 활용성이 커질 전망이다.

칩스앤미디어 실적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 곧바로 회복했고 올해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18.4%, 225.1% 증가했고 매출액도 29.7% 늘었다. 올해 1분기도 잠정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87.1%, 53.1% 늘었고 매출액도 26.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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