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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판교 이전' 돈 필요한 텔레칩스, 이유 있는 자회사 매각

②상반기 780억 자금 확보, 보수적 재무전략 깨고 투자 강화

윤필호 기자  2022-05-30 14:33:54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반도체 팹리스 기업 '텔레칩스'가 최근 유동성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차입금을 크게 늘렸고 자회사 매각도 추진해 780억원 이상의 자금을 수중에 넣을 예정이다. 그동안 무차입 경영 등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했으나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특히 사업 확장을 위한 연구개발(R&D) 강화와 신사옥 이전 등 투자를 진행 중이다.

텔레칩스는 자회사 칩스앤미디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보유하고 있던 지분 34.5% 가운데 26.5%를 한국투자파트너스에 양도한다. 오는 6월 절차를 완료하면 현금 583억원을 손에 쥔다. 지분 양도 목적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 유동성 확보라고 명시했다.

여기에 대규모 차입도 단행했다.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수출성장자금대출 명목으로 200억원을 차입했다. 기간은 대출일로부터 1년이다. 이를 통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783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적극적인 자금 확보 배경에는 성장을 위한 청사진이 깔려 있다. 텔레칩스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R&D 비용을 살펴보면 2017년부터 34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28.3%를 쏟아부었다. 이후에도 2018년 336억원(26.6%), 2019년 408억원(30.9%), 2020년 389억원(38.6%)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467억원(34.3%)으로 재차 증가했다.

사옥 이전 작업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텔레칩스는 앞서 2018년 8월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사옥을 지을 부지를 분양받았다. 이와 관련,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제2테크노밸리 산업용지 E9-3'을 144억원에 취득했다. 기술 역량을 확대하고 효율적인 사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내세웠다.

이어 2020년 7월 건설사인 한라와 판교 신사옥 건립 계약을 체결했다. 총계약금액은 435억원, 공사 기간은 2020년 7월부터 2022년 9월까지다. 연면적 2만7806㎡이고 지상 12층~지하 4층 규모의 개방형 건축물이다. 텔레칩스는 올해 하반기 판교 입주를 앞두고 인재 영입 차원에서 홍보 공모전 등을 진행 중이다.



텔레칩스는 올해 상반기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재무적인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2019년까지 무차입 경영 등 보수적인 재무 전략을 통해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2020년 이 같은 기조를 깨고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왔다. 올해 대대적인 추가 자금 조달 작업도 R&D 강화와 판교 사옥 이전 등 이슈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재무 상태를 살펴보면, 2020년 1000억원 아래로 줄었던 자본총계는 지난해 1063억원으로 집계돼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도 전환사채(CB) 등이 반영되면서 37.2% 늘어난 101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79.6%에서 95%로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100% 아래에 머물러있다. 다만 이달 단기차입금 200억원이 반영되면 부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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