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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파마리서치는 1993년 설립된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 재생의학 전문 기업이다. 특히 피부 건강 제품 '리쥬란'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해마다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시가총액은 2조원대로 바이오텍 치고는 적잖은 규모다.
하지만 이사회 평가에서는 2점대 미만에 그치는 미흡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이사회의 구성이나 견제 기능 면에서는 1점대의 낮은 평가를 받았다. 오너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 개선 프로세스도 미비하다. 다만 경영성과 면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확보했다.
◇이사회 구성 최하점…견제 정보·
접근성 등도 개선 필요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 파마리서치는 총 255점 중 121점을 받았다. 이사회 평가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가 없는 만큼 2023년 사업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에서 이사회 구성 및 활동 내용을 분석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분야는 이사회의 구성으로 1.6점에 그쳤다. 이사회 의장이 파마리서치그룹의 최대주주이자 오너인 정상수 회장이다. 전체 이사회 인원은 9명이다. 이 중 사외이사는 4명으로 50%를 넘지 못했다. 소위원회도 따로 설치하지 않았다.
이사회 참여도와 견제,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분야 등이 모두 2점대 이하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견제 분야에서 1.8점, 나머지는 모두 2점을 기록했다.
사외이사 3인이 견제 역할을 수행할 감사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2019년부터 사외이사직을 수행하는 김시인 이사가 세무 경력 25년 이상으로 감사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나머지 2인은 모두 약대 또는 의대 교수직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2023년 한해동안 총 세 차례의 감사위원회가 열렸다.
파마리서치는 이사회에 관한 내용을 매우 간략히 공시를 통해 밝히고 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따로 없다.
사외이사추천위원회가 없으며 모든 사외이사가 이사회 추천으로 선임된다. 사외이사에 대한 정기 교육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사회에 대한 어떠한 평가도 수행하고 있지 않았고 개선 프로세스에 대한 내용도 공개된 바 없다.
◇최고점 받은 '경영성과', 올해도 성장 기대 커 파마리서치가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분야는 5점 만점에 평균 4.5점을 기록한 경영성과다. 경영성과는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277개) 평균값을 바탕으로 점수를 매긴다.
KRX300의 평균치를 1점으로 이를 20% 이상 아웃퍼폼하면 5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채점됐다. 투자관련 지표 4개와 경영성과 지표 4개, 재무건전성 등 총 11개의 질문으로 구성됐다.
지표 중 11개가 만점을 받았다.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이 가파르다는 점이 점수를 견인했다. 작년 기준 파마리서치 매출은 2610억원, 영업이익은 9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약 34%, 40% 상승한 결과다.
이 같은 성장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2470억원, 영업이익은 924억이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9.3%, 28.5% 늘었다. 이러한 성장세를 고려할 때 파마리서치의 올해 총 매출은 3000억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반면 2023년 배당 수익률은 0.87%로 경영성과 지표 중 가장 낮은 1점을 기록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같은해 14.71로 이번 평가에서 3점을 획득하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