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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이사회 '5대 5', 편짜기 구도는

8개월 만에 이사회 변동, 내년 3월 사외이사 3인 임기 만료로 추가 변동 불가피

김지효 기자  2024-12-02 07:17:58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한미사이언스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고 있다. 분쟁이 이어지면서 한미사이언스 경영의 핵심인 이사회는 변화의 중심에 놓여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기존 4인이던 이사회는 올해 초 9명으로, 8개월 만에 또 다시 10명으로 바뀌게 됐다. 신 회장이 이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신 회장과 한미약품 오너가 모녀, 라데팡스로 구성된 ‘4인 연합’과 임종윤·종훈 형제는 이사회 구성원을 각각 5명씩 확보하게 됐다.

형제 측 이사진들은 올해 초 선임된 만큼 임기가 넉넉하게 남아있다. 반편 4인 연합 측을 구성하는 사외이사 3인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4개월 뒤 이사회 구성은 또 한번 크게 바뀔 전망이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 5인 이사, 신약개발 전문가·경영대 교수·법조계 다양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으로 꾸려졌다. 권규찬 Dx&Vx 대표이사와 배보경 써드네이처 익스피리언스 원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사봉관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이들은 모두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됐다. 당시 송영숙 회장이 OCI그룹과 통합을 위해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6명을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송 회장 측 인사들은 과반 득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단 한 명도 선임되지 못했다. 반면 임종윤 사장이 추천한 5명의 후보가 모두 이사로 선임되면서 이 같은 구도가 만들어졌다. 임종훈 대표와 임종윤 사장도 당시 주총을 통해 이사회에 복귀했다.

형제 측 인사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는 신약개발 전문가로 꼽힌다. 임종윤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Dx&Vx 대표이사를 맡을 정도로 임 사장과 인연도 깊다. 권 대표는 서울대 응용생물화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고려대에서 기술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LG화학 바이오텍 연구소 선임연구원, LG생명과학 규제과학(RA)팀 실무총괄, 대웅제약 바이오연구실장, 한미약품 글로벌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는 경영학 이화여대와 고려대학교 경영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고려대 최고경영자과정(AMP) 주임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써드네이처 익스피리언스 원장, 도화엔지니어링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앞서 라이나생명 사외이사도 맡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3월 한미사이언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을 이틀 앞두고 임기가 1년 남은 라이나생명 사외이사 자리에서 내려왔다.

사봉관 사외이사는 현재 법무법인 지평 소속 변호사다. 서울지법 북부지원, 서울지방법원,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서울서부지방법원, 서울고등법원 판사 및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 근무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건설사건을 전담으로 처리해 해당 분야에 특히 강점이 있다.

◇’4인 연합’ 측 사외이사 3인 모두 법조계 출신, 내년 3월 임기 만료

‘4인 연합’ 측은 이번에 선임된 신동국 회장을 비롯해 신유철, 김용덕, 곽태선 사외이사가 속한 것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모두 경영권 분쟁 이전인 송영숙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던 시기에 선임에 선임됐다.

이들은 지난 5월 열린 이사회에서 송영숙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당시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 대표이사의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임종윤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는 이사회 안건에서 신유철, 곽태선 이사는 송영숙 회장을 따라 반대 의사를 냈다. 그들이 한미사이언스 사외이사로 재직 중에 낸 유일한 반대 의견이다. 김용덕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불참했다.

사외이사 3인 모두 법조계 출신이다. 신유철 이사는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서울서부지검 검사장 등 법조계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조세, 경제, 증권금융 분야에 특화돼있다. 그는 신동국 회장과 같은 경기도 김포시 출신이기도 하다. 2018년 공직에서 내려온 이후 법률사무소를 차려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용덕 이사는 대법관 출신이다. 앞서 26년 동안 판사로 재직했고 2016년부터 2017년까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했다. 현재는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기업법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CJ제일제당 사외이사도 겸하고 있다.

곽태선 이사는 미국 변호사로 자산운용사에 20년 이상 몸담은 금융전문가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국내에서 증권 관련 변호사로 활동하며 금융업계와 연을 맺었다. 이후 1988년 베어링증권에 입사하며 금융권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해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과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는 법률사무소 에스앤엘파트너스에서 선임 외국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만 4인 연합 측 사외이사 임기는 모두 내년 3월 주총까지다. 신유철 사외이사는 2019년 선임된 이후 2022년 한 차례 연임됐다. 곽태선, 김용덕 사외이사는 2022년 주총에서 선임됐다. 3인 모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향후 이사회 구성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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