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화학 이사회에는 사외이사가 단 1명밖에 없다. 전체 이사 수도 3명밖에 되지 않는데 이 가운데 1명은 오너 일가인 신동윤 회장이다. 오너 중심으로 이사회가 운영되면서 감시와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성과에서도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11개 항목 중에서 10개 지표가 최하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시장 평가도 좋지 않았다. 주가 관련 지표 역시 모두 평균을 밑돌았다.
◇부진했던 경영성과…최하점 다수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이사회 평가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부문에서 이사회 구성 및 활동 내역이 평가됐다. 이사회 평가 결과 율촌화학은 총점 255점 중 95점을 받았다.
점수가 가장 낮았던 부문은 경영성과다. 총점은 55점 만점에 13점이었으며 평점도 5점 만점에 1.2점에 그쳤다. 경영성과 부문은 2022년 대비 2023년 실적을 바탕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율촌화학은 필름 형태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소재 부품, 플라스틱 필름 및 포장재를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2023년 연간 매출 4145억원, 영업손실 162억원, 당기순손실 19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9.4% 줄었고, 영업손실은 170.9% 늘었다. 당기순손실도 359.9% 늘면서 전년 대비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 항목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 항목에서도 1점을 받는 데 그쳤다. 2022년 코로나 특수로 증가했던 수요가 2023년에 감소함에 따라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뒷걸음질했다.
주가 및 주주환원 관련 지표도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이 모두 평균을 밑돌아 1점을 받았다.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0.79%, 주가수익률은 -12.31%, 총주주수익률은 -11.6%를 각각 기록했다. 관련 항목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PBR) 항목만 2.57배로 3점을 받아 체면을 챙겼다.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에서도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구성 부문 역시 점수가 낮았다. 총점 45점 만점에 14점, 평점 5점 만점에 1.6점을 받았다. 이사회 구성원이 3명밖에 되지 않는 점, 사외이사가 1명에 그치는 점,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점, 이사회 내부에 그 어떤 소위원회도 두지 않고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사외이사가 외국인인 데다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사외이사의 다양성 측면에선 중간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연간 12차례…출석률도 80%대로 높아 가장 점수가 높았던 부문은 참여도 부문이었다. 총점 40점 만점에 22점, 평점 5점 만점에 2.8점을 받았다. 이사회가 연간 12회 이상 열려 충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되고 있었다. 이사들의 출석률 역시 평균 80%대로 높은 편이었다.
평균적으로 이사회가 열리기 7일 전에 이사회 의안(안건)이 이사들에게 통지되는 등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있는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사외이사 교육 역시 연간 3회 이상 이뤄졌다.
정보접근성 부문은 두 번째로 점수가 높았다. 총점 만점 30점에 15점, 평점 5점 만점에 2.5점을 기록했다.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와 회사 홈페이지에 충실하게 공개하고 있었으며 이사회 안건도 간략하게나마 공개하고 있었다.
다른 부문을 살펴보면 평가개선 프로세스 부문도 개선이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점은 35점 만점에 13점, 평점은 5점 만점에 1.9점을 받았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하지 않고 있으며 재선임을 검토할 때 반영할 평가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율촌화학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일반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개별 평가의 방법 및 기준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거나 이를 재선임 결정에 반영한다면 사외이사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경영진에 대한 독립성을 훼손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을 기초로 개별 실적에 근거한 개별 평가를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