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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관련주' HVM, 미 대선 이후 최대 수혜 부각

첨단 합금개발 협업 후 납품단계, 이스라엘 방산기업 등 메이저 고객사 확보 강점

성상우 기자  2024-11-15 17:05:25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에이치브이엠(HVM) 주가가 최근 강세입니다. 미국 대선 이후 최대 수혜주로 부각되는 분위기입니다.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미국 차기 행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수혜가 기대되는 방산 업종이란 점입니다. 국내 방산업체들 주가가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린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보다 구체적인 배경으로는 '일론 머스크' 밸류체인에 속한 점이 꼽힙니다.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전폭 지지하고 나섰던 일론 머스크는 이번 정권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내정되기도 했죠. 테슬라를 비롯해 그와 연관있는 현지 기업 주가가 대선 직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에이치브이엠은 직접적으로 사명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매분기 사업보고서에 핵심 고객사 중 하나를 미국 소재 민간 우주업체로 설명하고 있죠. 2022년부터 올해까지 우주 발사체를 몇 회 쏘아올렸는지 등 부가 설명도 포함돼 있습니다. 글로벌 우주 발사체 시장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회사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에이치브이엠은 수년 전부터 스페이스X와 우주 발사체용 첨단 합금 개발에 나섰고 지난해부터 본격 납품까지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부턴 납품 물량이 점차 대형화되면서 매출 볼륨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최근 주가도 이에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듯합니다. 미국 대선 결과가 확정된 직후인 6일부터 주가는 날아가기 시작했죠. 6일과 7일 이틀 연속 20%대 상승률을 보였고 지난 12일까지도 추가 상승을 이어가면서 2만8000원선을 넘어섰습니다. 5거래일만에 70% 가까운 상승률을 보인 셈입니다. 최근 며칠사이엔 어느 정도 조정을 거치면서 2만6000원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이달 초 대비 50% 이상 올라있는 가격대입니다.


◇Industry & Event

에이치브이엠은 지난 2003년 설립된 첨단금속 제조기업입니다. 정확히는 고순도 금속, 스퍼터링 타겟, Ni계·Ti계 특수금속을 제조하는 곳이죠. 창업 당시엔 고청정 진공용해 기술을 바탕으로 자체 제작한 진공유도용해로(VIM)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최근엔 진공 아크 재용해 (VAR), 플라즈마 아크 용해(PACHM), 전자빔 용해(EBCHM) 등의 최첨단 진공용해 설비를 자체 제작하고 있습니다.

코스닥엔 지난 6월 상장했습니다. 기술특례 트랙을 밟아 22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죠. 극한 환경에서도 내구성을 갖춘 고순도·고강도 첨단금속 제조 기술로 기술평가 기관의 호평을 받아냈습니다. 실제로 해당 금속들은 우주 발사체와 항공용 터빈엔진, 반도체용 고순도 스퍼터링 타겟, 방산 분야의 글로벌 기업에 공급돼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과 맞물려 스페이스X의 밸류체인에 속해있다는 점이 가장 부각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주가 상승의 배경은 여러 곳에서 추가로 찾을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최대 방산업체 중 한 곳을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다는 점도 향후 글로벌 정세 재편과 관련해 사업 상 큰 호재로 볼 수 있죠.

한국항공우주(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굴지의 우주·항공·방산 대기업들도 에이치브이엠 납품 물량의 엔드유저들입니다. 해외와 국내에서 갖고 있는 사업 네트워크를 보면 에이치브이엠이 확실히 이번 미국 대선 결과와 그에 따른 글로벌 우주·방산 시장 재편 구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고 볼 수 있죠.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더라도 우주·방산 고객사향의 매출이 본격적인 증가세에 있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우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5% 늘었는데 대부분 스페이스X에서 나온 매출로 관측됩니다. 그밖에 1년 새 20% 가량 늘어난 항공·방산 부문 매출도 국내 최상위권 방산 대기업향 물량에서 나왔습니다.


◇Market View

시장에서도 에이치브이엠이 갖고 있는 주요 고객사 네트워크에 주목하는 모습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상장 당시 발간한 보고서에 KAI(한국항공우주)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nde-AMT, 미국 민간발사체 기업 A사 등을 열거해놨습니다.

SK증권도 상장 당시 보고서에 "(HVM은)나로호, 누리호 개발 사업에 참여한 바 있고 미국의 최대 민간 발사체 기업에 이미 소재를 납품 중"이라며 "발사체 신설을 계획 중인 각국 정부, 경쟁 민간사에도 특수 소재 납품이 기대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Keyman & Comments

더벨은 문승호 HVM 대표와 통화했습니다. 에이치브이엠 창업자이자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쳐 총 47%대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죠.

서울대학교대학원 금속공학 박사 취득 이후 신소재공동연구소 연구원과 키스타 연구소장 등을 거친 연구자·엔지니어 출신 경영자입니다. 특히 서울대 대학원 시절의 연구 경험이 첨단 합금 제조 기업 창업의 발판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 대표는 최근 주가 상승 배경에 대해 묻는 질문에 말을 아꼈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론 머스크 밸류체인에 편입돼 있는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니냐”는 질문에 부인을 하진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밸류체인에 대형 고객사들이 많지만 직접 납품하는 구조는 아니고 중간 벤더사를 통해 공급되는 구조다. 그 회사들은 우리 제품의 엔드유저라고 보면 된다”면서 “이들 우주·항공·방위 매출 증가세는 내년 이후 더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표는 공모 자금을 투입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제2공장에 대해서도 코멘트를 했습니다. 그는 “증설을 크게 하다보니 그 부수적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이익 측면에서 조금 손실이 있었다”면서 “일단 증설만 되면 물량은 쭉쭉 나갈건데 매출 외형부터 늘려놓으면 이익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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