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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코스닥 로봇기업 티로보틱스가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오랫동안 아쉬운 주가 흐름을 보였는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수혜주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회사는 글로벌 선두인 미국 반도체 기업 A사의 협력사로 미국에서 안정적인 로봇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수출 제품은 대부분 미국향인데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서 중국의 저가형 로봇의 미국 진출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되면서 반사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티로보틱스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17% 하락했는데요.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11% 빠진 점을 고려하면 지수보다 낙폭이 조금 컸습니다. 미국 대선이 마무리된 뒤 국내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티로보틱스 주가도 영향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코스닥 로보틱스 전반이 올해 들어 조정을 거친 점도 저조한 주가 흐름의 요인입니다.
1년 전 주가는 지금의 2배인 2만원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지난해 11월14일 종가는 2만850원이었습니다. 52주 최고가는 2만4350원, 최저가는 7000원입니다. 주가 하락 속에 시가총액은 감소했습니다. 1전 전 이맘때 몸값은 3400억원에 달했습니다. 지금 시총은 1300억원가량입니다.
◇Industry & Event 티로보틱스는 2004년 티이에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기업입니다. 회사는 2018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됐습니다. 진공로봇, 물류로봇을 필두로 웨어러블 로봇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로보틱스는 진공로봇으로 이름을 알린 기업인데요. 2004년 11월 300mm 진공로봇을 개발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습니다. 2006년 7세대 LCD 에쳐(Etcher) 진공로봇, 2008년 8세대 LCD 에쳐 진공로봇에 이어 2010년 반도체용 진공로봇, 2013년 8G OLED 진공로봇 등의 개발 레퍼런스를 구축하며 로봇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진공이송모듈, 진공로봇 사업이 별도기준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합니다.
회사는 진공로봇 이외에 자율주행 물류로봇(AMR·Autonomous Mobile Robots) 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본 ZMP와의 합작법인 '앤로'를 설립하고 '모션디바이스'를 인수하며 외형 확장을 이루고 있는데요. 지난해 4월에는 SK온과 포드자동차 합작법인 블루오벌SK와 계약하며 미국에 290억원의 AMR을 납품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AMR을 대량 양산하는 로보틱스이기도 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6월에도 고객사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수주와 양산이 순항 중인데요. 특히 AMR 표준화 작업을 추진하는 점이 주목됩니다. 표준 AMR이 완성되면 일부 이송시장을 넘어 범용적인 이송 로봇으로 사용처를 넓힐 수 있습니다. 고객사 맞춤형 커스터마이징 없이 대량 양산이 가능해 생산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죠.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주목도가 높아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로봇산업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했습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 중 하나가 휴머노이드 로봇인데 이를 비롯해 자동화 로봇 산업의 대체적인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티로보틱스는 세계 1위 반도체 장비회사인 미국 업체의 협력사 지위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자국 우선주의를 천명하고 있는 트럼프 정권에서 미국 업체 협력사는 사업 확장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됩니다.
최근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509억원입니다. 지난해 동기(290억원)보다 75% 증가했습니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44억원으로 손실 규모를 43% 줄였습니다.
◇Market View 가장 최근 증권사 리포트는 지난 4월에 나왔습니다. 이소중·권오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다가오는 고객사 다변화 시점'이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상상인증권은 리포트에서 "연내 물류로봇의 신규 수주가 기대된다"며 "중대형 OLED 장비 투자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앞선 2월 유안타증권의 권명준 연구원은 '기대되는 장미빛'이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냈습니다. 그는 "디스플레이 투자 확대로 기존 디스플레이 패널 관련 자동이송로봇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물류이송로봇 AMR 역시 용처가 증가하고 있어 미래가 밝다"고 밝혔습니다.
◇Keyman & Comment 티로보틱스의 키맨은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안승욱 대표입니다. 지분율은 올해 9월 말 기준 20.67%입니다. 안 대표는 1961년생으로 경북대 전자공학을 졸업했습니다. 한국전자 반도체장비개발센터,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중공업대덕중앙연구소, 아이램테크 등을 거친 로봇개발 전문가입니다.
더벨은 안 대표와 직접 접촉하지는 못했습니다. IR실과 논의해 공식적인 인터뷰를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IR 담당자를 통해 티로보틱스의 경영 방향에 관해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IR 관계자는 "미국 기업 협력사로 미국시장에서 공고한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저가형 제품의 중국 로봇업체는 미국 진출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자사 물류로봇은 방산분야에서도 자동화, 인공지능 도입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 업체와 협력을 탄탄하게 해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시장에서 주목도가 있는 웨어러블 로봇 사업에 관한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삼성 출신의 전문가를 다수 영입한 상태다"며 "국내 의료계, 학계, 글로벌 기업 등과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