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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대기업집단' 원익QnC, 대부분 지표 부진…원인은

소위원회 부재로 점수 대폭 깎여…이사 적극성과 주주환원정책은 '합격점'

이기정 기자  2024-11-13 14:12:3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원익QnC는 올해 대기업집단에 오른 원익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이다. 반도체 제조용 석영 제품과,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세라믹 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2003년 원익의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됐고 같은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원익그룹 계열사 중 상장사는 원익QnC를 포함해 △원익IPS △원익머트리얼즈 △원익PNE △원익큐브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원익QnC의 시가총액은 약 5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규모의 원익IPS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회사는 이사회 평가에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평가 항목 중 5점 만점에 2점을 넘은게 단 하나밖에 없었다. 이사들의 이사회 참여가 적극적이고 주주환원정책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부분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이사회 내 소위원회가 부재해 점수가 대폭 깎였다.

◇배당정책과 이사추천 경로 공개…평가 노력은 부족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원익QnC는 255점 만점에 83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정보접근성이다. 5점 만점에 2.3점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이사회 활동에 대한 내용을 기재하고 있어 점수를 따냈다. 또 주주환원정책을 명확하게 기재해 만점을 기록했다. 원익QnC는 2025년까지 매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7.5%를 배당금으로 사용한다고 기재했다. 반면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추가로 이사회 개최 전에 구성원이 안건 내용을 충분하게 검토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 기타 회사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수시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해당 문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평가개선프로세스다. 5점 만점에 1.9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례가 없어 해당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또 한국ESG기준원에서 ESG C등급을 받아 5점 만점에 3점을 받았다. 해당 등급은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체제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반면 이사회 및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지 않고 있어 해당 문항에서 모두 최하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평가 결과를 토대로 개선안을 마련하거나, 사외이사 재선임에 평가 결과를 반영하는 노력도 기술돼 있지 않았다.

◇사내이사 비율 75%, 이사회 개최도 연간 단 3번…이사 다양성도 부족

견제기능 항목은 1.7점을 기록했다.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또 이사의 선임과 관련해 관련법규에 의거한 주주제안이 있는 경우 이를 주주총회에 의안으로 제출하고 있어 해당 문항에서 최저점을 피했다.

반면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에 대한 설명이 없고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열리지 않아 최저점을 기록했다. 내부거래위원회가 없어 이와 관련한 통제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또 감사위원회가 없어 관련 문항에서 모두 최하점을 기록했다. 임원의 보수 책정 기준에 대해서도 설명이 부족한 편이었다.

참여도 항목의 점수는 1.6점이다. 이사회 구성원의 회의 참석률 문항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 회사는 지난해 총 3회 이사회를 열었는데 사외이사 및 사내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이 100%를 기록했다.

반면 이사회 개최 횟수 자체가 적어 최저점을 받았다. 또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포함해 소위원회가 단 하나도 없었다. 다만 사외이사에 대한 교육은 실시하고 있어 관련 문항에서 최저점을 피했다.

경영성과 항목에서는 11개 문항 가운데 9개가 최하점을 받았다. 해당 항목에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영업이익성장률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A △배당수익률 △매출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을 평가한다.

이중 ROE가 10.41%로 KRX300 평균치 6.82%를 크게 상회했다. ROA 역시 3.91%로 KRX300 평균치 3.76%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반면 다른 9개 지표는 모두 평균치를 하회했다.


구성 항목은 1.3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회사는 이사회 의장을 백홍주 대표가 겸임하고 있다. 다만 백 대표가 오너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라 최하점은 면할 수 있었다. 또 회사 재무팀이 사외이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해당 문항에서 5점 만점에 2점을 받았다.

다만 총 4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사내이사가 3명으로 비중이 높아 관련 문항에서 점수가 높지 않았다. 이사들의 다양성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었다. 이사 4명이 모두 1960년대 생으로 나이가 많았다. 성별과 국적 역시 다양하지 않다. 유일한 사외이사인 이현권 이사는 국립금오공대 교수로 경영과 관련한 이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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