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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적자 개선' 메지온, 경영성과 선방…평가개선 보완 필요

11개 문항 중 6개 만점, 5개 최하점…대외 ESG 평가서 '부정적' 평가

이기정 기자  2024-11-13 11:09:5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메지온은 '동아팜텍'이라는 이름으로 2002년 설립됐다. 2012년 증시에 입성한 후 2013년 현재의 사명을 달았다. 의약품제조업 및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주력 사업 아이템은 발기부전 및 전립선비대증 치료 신약이다.

이사회 평가 결과 메지온은 적자 기업임에도 경영성과 항목에서 다른 지표 대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영업적자를 크게 줄인 것이 주요했다. 실제 회사의 영업적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90억원가량 개선됐다.

반면 경영성과를 제외한 다른 모든 지표가 부진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를 활발하게 열고 있지만 이사회 구성부터 정보접근성, 견제기능, 평가개선프로세스 등 항목에서 전반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았다.

◇지난해 영업적자 약 90억 개선…이사회 회의 참석률 부진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메지온은 255점 만점에 96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경영성과다. 5점 만점에 3.2점을 얻었다. 문항별로 점수가 극단적으로 나뉜 것이 특징이다. 해당 항목에서는 총 11개 지표를 평가하는데 6개 문항에서 만점을 받았고 5개 항목에서 최하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영업이익성장률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A 등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대부분의 지표는 모두 KRX300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배당수익률 △매출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이사보상배율이 최하점을 기록했다.

PBR이 18.79배로 KRX300 평균치 2.38배를 크게 웃돌았다. 주가수익률과 TSR도 각각 202%로 평균치 25.74%, 27.64% 대비 높았다. 부채비율도 49.97%로 평균치 91.96% 대비 낮아 안정적으로 회사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매년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선방한 결과다. 실제 메지온은 2019년 연결기준 영업손실 247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 75억원, 2021년 169억원, 2022년 233억원의 적자를 매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145억원으로 적자가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19년부터 179억원, 286억원, 267억원, 307억원, 317억원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점수가 높았던 항목은 참여도다. 지난해 각각 21번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를 개최해 관련 문항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또 경영지원본부가 감사위원회를 지원하고 있어 해당 항목에서 5점 만점에 2점을 기록했다.

반면 사외이사 교육과 기타위원회 운영 등 문항에서 최저점을 기록했다. 특히 이사들의 이사회 참여율이 60% 미만으로 저조했다. 외국인 출신의 사외이사가 포함돼 있어 회의 불참이 많았다. 메지온의 사외이사는 총 3명으로 2명이 외국인이다.

◇오너가 이사회 의장 겸임…내부 이사회·이사 평가 전무

구성과 정보접근성, 견제기능,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은 모두 5점 만점에 2점 미만이었다. 먼저 정보접근성 항목에서 1.7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활동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공개하고 있지만 세부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관련 문항에서 5점 만점에 3점을 받았다.

메지온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별도로 공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와 관련된 문항이 모두 최하점이었다. 또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가 없다. 적자 기업이기 때문에 주주환원정책을 공시하지 않아 해당 문항도 최하점이었다.

구성 항목은 1.6점을 기록했다. 오너인 박동현 대표가 이사회 의장으로 있어 해당 문항에서 최하점을 기록했다. 이사 구성 역시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견제기능은 1.3점을 기록했다. 총 9개 문항 중 7개가 최하점이었다. 대부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아 받은 점수다. 다만 오대식 감사가 국세청 조사국장을 역임한 이력이 있어 해당 문항에서 5점 만점에 3점을 얻었다.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은 1.1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사회 활동과 관련된 문항이 모두 최하점이었다. 구체적으로 메지온은 이사회에서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 또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도 진행하지 않는다.

한국ESG기준원에서도 메지온의 ESG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메지온은 ESG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아 관련 문항에서 5점 만점에 2점을 받았다. D등급은 매우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체제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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