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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에코프로에이치엔, '영업익 성장' 성과…정보접근성 부족

'경영성과' 제외하면 부진한 평점…올해 감사위원회 설치로 '견제기능' 갖춰

최윤신 기자  2024-11-08 09:14:5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에코프로그룹에서 환경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은 2023년 사상최대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상장사 대다수의 이익 성장이 주춤한 가운데 주목할만한 성과였다. 이에 따라 경영 성과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다만 이외 항목 점수는 높지 않았다. 특히 정보접근성과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의 점수가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올해 처음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ESG 경영에 힘을 쏟는 만큼 빠른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255점 만점에 133점…'구성·참여도' 2점 중반대 평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은 255점 만점에 133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건 경영성과 항목이다. 5점 만점에 3.9점을 기록하며 다른 항목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평점을 얻었다. 남은 5개 항목에선 1~2점대의 평점을 받았다.

에코프로그룹 상장사들은 2023년 한해동안 가파른 주가 상승을 경험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 역시 연초대비 연말의 주가가 높았다. 이에 따라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등의 지표가 KRX300 비금융업 데이터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2023년 매출 성장률은 높지 않았으나 이익 개선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 등 이익 관련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부여받았다. 부채는 104.23%로 KRX300 비금융사 평균(91.9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높은 EBITDA(상각전영업이익)으로 순차입금/EBITDA 는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저조한 배당수익률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두번째로 높은 평점을 받은 항목은 '구성'이었다. 5점 만점에 2.6점을 받았다. 지난 11월 5일 지속가능성보고서를 공시했다. 여기에 이사회 역량 구성표(Board Skills Matrix·BSM)를 공개하며 해당 문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6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고, 이사회를 지원하는 별도의 조직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에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사외이사 추천위원회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은 가장 큰 감점요인이었다.

참여도 항목의 평점은 2.5점으로 나타났다. 2023년 한 해동안 17회의 이사회를 개최했고, 사외이사 2인을 제외하곤 100%의 출석률을 보였다. 두 명의 사외이사는 1~2회씩 불참했다.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와 컴플라이언스위원회 등 소위원회도 총 13회 개최돼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감사위원회 회의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아 감점요인이 컸다. 감사위원회를 위한 별도의 교육도 이뤄지지 않았다.



◇KCGS, ESG 'B등급' 부여...그룹 내 최상

'견제기능' 항목의 평점은 2.3점이었다.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고 해당 업무를 전담한다는 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2024년 들어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인 조영제 사외이사의 전문가 유형은 '4호'다.

다만 해당 영역에서 남은 문항들의 점수는 최저점에 그쳤다. 외부에서 이사 추천을 받거나 부적격 임원 선임방지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등의 체계 마련이 부재했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도 마련되지 않았다.

정보접근성과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에선 모두 2.0의 저조한 평점을 얻었다. 이사회의 회의내역을 상세하게 밝히는 점에선 정보접근성에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홈페이지에 게시하지 않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주주환원정책을 알리지 않아 각각의 항목에서 최저점을 얻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사가 이사회에 포함돼 있진 않지만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전무했다. 다만 외부 거버넌스 평가 기관으로부터 높은 등급을 받으며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대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에코프로에이치엔의 ESG등급을 B등급으로 평가했다. '다소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태로 체제 개선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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